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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단, DMZ 백마고지, 첫 6·25 전쟁 국군전사자 신원확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7 13:49

수정 2022.01.07 13:50

백마고지 발굴 유해 첫 신원확인, 숟가락에 새긴 '金'… 김일수 하사
김씨 성 유가족과 유전자 대조 분석해 확인
고 김일수 하사 유품. 사진=국방부 제공
고 김일수 하사 유품. 사진=국방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해 10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백마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6·25 한국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7일 국방부가 밝혔다.

이날 국방부 국유단은 배포한 자료에서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고(故 ) 김일수 하사(현 계급 상병)로서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유해 중 첫 신원확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6・25전쟁 전사자 중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개시한 이후 총 182명이며, 특히 비무장지대 화살 머리고지에서 2년 반 동안 유해발굴을 진행해 지금까지 총 9명에 대해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국유단에 따르면 김 하사는 국군 제9사단 30연대 소속으로서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0월 철원 북방 백마고지(395고지) 전투에서 중국군의 공격에 방어 작전을 펼치다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유단은 "고인의 유해는 발굴 당시 개인호 안에 머리뼈와 하체 부위 일부만 남아 있었다"며 "현장에선 숟가락과 전투화, 야전삽, M1 소총 탄환 등의 유품도 다수 발굴됐다"고 전했다.


고 김일수 하사 유품 중 '김'(金)씨 성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적혀 있는 숟가락 뒷면. 사진=국방부 제공
고 김일수 하사 유품 중 '김'(金)씨 성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적혀 있는 숟가락 뒷면. 사진=국방부 제공
김 하사 유해의 신원 확인은 사전에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뒀기에 가능했다.

국유단은 김 하사 유해와 함께 발굴된 유품 중 숟가락에 '김'(金)씨 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글씨가 적혀 있음을 확인하곤 유해에서 채취한 유전자와 김씨 성의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18건을 대조 분석해 해당 유해가 김 하사의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하사의 남동생은 2018년 경북 구미 보건소에서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국유단은 "생전에 농업에 종사했던 고인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국가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 하나만으로 20세 나이에 입대했다"며 "고인의 어머니는 아들의 전사 통지서를 받은 뒤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 고인의 신원확인 소식을 듣지 못하고 1989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고인의 남동생 영환씨(75)는 "형님의 (유해) 신원이 확인됐단 국유단 전화를 받았을 때 보이스피싱이라고 의심했었다"며 "형이 70년이 지나 유해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살아오는 것만큼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김 하사 유가족과의 협의를 거쳐 귀환행사와 안장식을 준비할 계획이다.


고(故) 김일수 하사 유해발굴 현장 시진=국방부 제공
고(故) 김일수 하사 유해발굴 현장 시진=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6·25전쟁 이후 수습됐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1만여구, 그리고 미수습된 유해 12만3000여구 등 총 13만3000여구에 대한 시료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시료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5만여명"이라고 밝혔다.

국유단은 “우리의 호국영웅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서는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채취와 확보가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국방부는 "6·25전쟁 72주년인 올해에도 그동안의 DMZ내 유해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DMZ내에서 유해와 유품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다해 수습함으로써,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마지막 호국의 영웅까지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있도록 6・25 전사자의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을 위한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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