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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北 발사체, 극초음속 미사일 아니야.." 평가절하(종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7 17:13

수정 2022.01.07 17:50

우리군은 2017년 이미 개발, 北 발표 과장...
비행거리와 특성 등 북 발표, 사실과 다르다 지적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국방과학원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6일 보도 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국방과학원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6일 보도 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 5일 시험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북한이 지난 5일 시험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파이낸셜뉴스] 7일 국방부와 군은 지난 5일 발사된 북한 발사체는 극초음속 무기가 아니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북한이 1월 6일 보도를 통해 주장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관련 사거리, 측면기동 등의 성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극초음속(hypersonic)은 음속의 5배, 마하 5(초당 1.7km) 이상의 속력으로 날아가는 속도로 평양에서 서울까지 1분을 조금 넘는 시간 만에 타격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국방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극초음속 활공체라고 하면 비행구간 중 상당 구간을 활공해야 한다. 활공할 때 마하 5 이상 돼야 한다"며 "그런데 북한이 쏜 것은 '최대 속도가 마하 6'이다.
이러면 뒷부분(수평 활공이나 종말 단계에서의 활공 등)에 현격하게 속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극초음속 활공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속도는 마하 6.0 수준, 고도는 50㎞ 이하, 비행거리는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700㎞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초도 평가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난해 9월 28일에 시험 발사한 미사일과 대비해 4개월 만에 추가적인 기술적 진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극초음속 활공체(HGV)는 글라이딩하기 위해 밑이 평평한 형태다. 그런데 북한이 이번에 한 것은 재래식 기동형 탄두라서 엄밀하게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영상을 보면 극초음속 활공체가 아니라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MARV, MAneuverable Reentry Vehicle)를 탑재한 탄도탄"이라며 "사실은 우리는 2017년에 공개한 유사한 형태의 사거리 800㎞정도 미사일(현무-2C)이 있다. 우리는 이미 개발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측면기동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측면 기동은 좌우로 회피기동하거나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것을 말하는데 북한이 발표한 측면 기동은 '선회기동'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며 "북한의 이번 발사체 탄두에 있는 날개로는 측면기동은 제한적이다. 측면기동이 아니라 선회"라고 재차 반박했다.

군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의 이번 발사체) 기동형 탄두를 보면 탄두 부분에 꼬리날개가 달려 있다"며 "부분적으로 방향을 조정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 활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국방부는 "한국군이 이미 수년전에 확보한 기술일 뿐"이라며 "이번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현재 한·미 연합자산으로 탐지 및 요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북한 미사일 능력을 비교할 때 우리 군은 관련 핵심 기술을 포함해 정밀유도 기술 및 고위력 탄두 등 질적인 측면에서 우세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 23일 오전 충남 태안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을 방문해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2 시험발사를 참관 했다. 안흥종합시험장에서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2가 발사 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 23일 오전 충남 태안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을 방문해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2 시험발사를 참관 했다. 안흥종합시험장에서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2가 발사 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지난해 2021년 9월 29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화성-8형도 실제 속도는 극초음속미사일로 보기에는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당시 발사체에 대한 한·미·일의 공식적인 데이터 발표는 없었지만,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탐지된 발사체의 비행 속도는 마하 2.5로 화성-12의 1단 부분을 활용했음에도 200km 미만밖에 날아가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즉 극초음속활공체(HGV)라 표현하기 미흡해 실전배치보다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전용으로 공개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국방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을 한·미 연합군이 탐지해 요격할 수 있다"면서 "여러 탐지 자산이 있고 각 포대에도 레이더가 있다"며 "마하 6이나 5 정도는 현재 우리나라가 준비하거나 운용하는 방어 체계에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많은 타격 체계가 있어 국내 방어기술이 상당히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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