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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마트 방역패스 첫날 '우왕좌왕'...계도기간에 대한 엇갈린 입장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0 15:38

수정 2022.01.10 18:31

10일 서울 서초구 롯데마트 서초점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방역패스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이정은 기자)
10일 서울 서초구 롯데마트 서초점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방역패스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이정은 기자)
10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 강남점에서 고객들이 방역패스 인증을 위해 대기를 하고 있다. (사진=이정은 기자)
10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 강남점에서 고객들이 방역패스 인증을 위해 대기를 하고 있다. (사진=이정은 기자)
10일 오후 이마트 은평점 출입구에서 고객들이 휴대폰을 들고 방역패스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주영 기자)
10일 오후 이마트 은평점 출입구에서 고객들이 휴대폰을 들고 방역패스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주영 기자)

10일 오후 이마트 은평점에서 고객이 직원의 안내를 받아 방역패스 인증을 하고 있다. (사진=김주영 기자)
10일 오후 이마트 은평점에서 고객이 직원의 안내를 받아 방역패스 인증을 하고 있다. (사진=김주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객님 어려우시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대형 유통매장에 방역패스 도입이 의무화된 첫날인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이곳을 찾은 고령의 비구니 스님이 스마트폰을 들고 발만 구르자 안내직원이 대신 큐알(QR)코드를 찍으며 2차 접종 여부를 확인했다. 백화점 입구 한곳에서만 안내직원 세 명이 함께 고객들을 안내 중이었다. 입구에는 '방역패스 시행 안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대부분 큐알코드를 인증하며 원활하게 입장하는 분위기였다. 안내 직원은 "전반적으로 고객들이 인지는 하고 있는데 큐알이나 '쿠브(COOV)' 앱을 업데이트 하지 않아서 로딩 시간이 있다"며 "서류는 있는데 본인명의 신분증이 없는 경우도 있고, 본인 명의의 핸드폰이 아닌 경우에도 곤란해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직원은 "지금까지 두명 정도가 '계도기간 아니냐'며 막무가내로 입장하려고 해서 '계도기간이라도 방역패스가 적용된다'고 알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구에 서 있는 한 여성고객을 가리카며 "이 고객분도 주차장에서 핸드폰을 두고 내려 예약해둔 케이크를 못받으러 들어가서 입구에서 직원이 가져다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롯데마트 서초점에서도 직원이 방역패스 여부를 확인하느라 고군분투 중이었다. 직원은 "오늘이 첫날이라 아직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연세 있는 고객들께는 직접 앱을 찾아서 해드리기도 하는데 아예 안깔려 있는 분들의 경우에는 인증과정 등을 거쳐야 해 직접 해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 직원이 앱을 깔지 않은 고령 고객들에게 "동사무소로 가면 민증 뒤에 접종완료 스티커를 붙여줍니다"라고 안내하자 "아휴, 거기까지 또 언제가"하는 푸념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 직원은 "예전엔 안심콜만 하고 들어가기도 했는데 방역패스가 시행되면서 안심콜만으로 안된다"며 "백신내역을 확인해야 하는데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설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이마트 은평점을 찾은 70대 여성 고객도 "어제 딸이 알려줬는데 혼자 해보려니 잘 안돼서 직원한테 도와달라고 했다"면서 "간단하게 장 좀 보려고 했는데 너무 번거롭다. 나이든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찾아서 찍는 게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한 60대 부부는 출입구 앞을 한참 서성이고 있었다. 아내가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와서 방역패스 인증을 할 수 없다는 사정이 있었다. 결국 남편이 나서서 방역패스를 검사하는 직원에게 사정을 설명하자 직원은 "오늘은 일단 출입명부만 적고 들어가시라"면서 "17일부터는 꼭 휴대폰을 가지고 오셔야 한다"고 안내했다.

한편, 일부 매장에서는 방역패스 관리 인력이 아예 없거나 여전히 안심콜 안내 배너만 붙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출입구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방역패스 시행에 따라 큐알인증에 협조해달라'는 안내가 연속해서 방송되고 있었지만, 방역패스를 검사하는 인력은 없었다. 고객 대부분 휴대폰으로 큐알인증을 한 후 입장했으나, 인증 없이 그냥 매장으로 들어가는 고객도 꽤 있었다.

해당업체 관계자는 "방역패스 검사를 전담하는 인력을 기존 인원 대비 5배 늘려야하는데,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띄워도 사람이 잘 안뽑힌다"면서 "이번 주는 계도기간이라 최대한 인력충원에 집중하면서 체계를 잡는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시국에 누가 여러 사람을 마주치는 일을 하려고 하겠냐"면서 "이런 고충을 정부에 건의도 했었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고객이 실제 이용, 결제하는 공간에서만 출입인증을 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역당국이 2020년 12월, 대형마트를 생활 필수품 구매처로 허용해 거리두기 3단계에서도 집합금지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면서 "마트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돕는 생활 필수품 구매처"라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인 예로는 마트에는 내과, 소아과, 약국 등 필수 시설이 많이 입점해있는데 백신 미접종자는 병원 진료도 못받는다.
또 현재 공익을 위해 백신 접종기관으로 운영 중인 병원의 출입까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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