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출범 1주년을 맞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을 비롯한 공수처 검사 전원이 참석하는 검사회의를 열고 최근 현안 등을 논의했다. 비공개 회의로 아직까지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될 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공수처 검사회의에는 정원 25명 중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검사를 제외한 전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공수처의 통신 조회 논란이 주요 안건으로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기자, 정치인, 시민 등 최근 약 300여명 이상의 통신 조회 사실이 알려지며 사찰 논란을 빚었다. 김 처장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사찰이 아니다"며 "검찰에서 통신자료 조회한 게 59만7000건, 경찰이 187만7000건이고 저희가 135건이라며 통신사찰 지적은 과하다"고 일축한 바 있다.
김 처장의 발언은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통신 조회는 업무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을 강조한 것이나, 현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 위주로 그 규모가 급격히 늘면서 공수처가 수세에 몰렸다.
공수처 통신조회는 언론인 160여명, 정치인 90여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약 300여명 이상으로 늘었다. 여기에 공수처가 인권 수사 절차를 확립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위촉한 수사심의위원을 포함해 비판적 성향의 인사위원, 자문위원 등 내부 인사까지 통신 조회를 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 사찰 논란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공수처는 수사심의위원인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수처 인사위원 중 야당 추천으로 들어온 김영종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도 조회했다. 또 다른 공수처 자문위원도 4차례나 통신 조회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내부에서도 통신 조회 논란을 두고 이견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검사들은 수사에 필요한 적법한 절차였다고 판단하는 반면 또 다른 측은 외부 비판에 대해서도 쇄신이 필요한지 점검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함께 공수처는 현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관된 '고발사주 사건'을 비롯해 주요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서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 처장이 윤 후보 관련 수사에 대해 "윤석열 수사, 대선 영향 없도록 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법조계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수사 기관이라면 법과 정의, 원칙에 따라 수사한다고 했으면 됐을 것"이라며 "오히려 대선에 영향 없도록 수사한다고 말하는 바람에 정치적인 프레임에 갇히게 됐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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