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하루 14명이 술때문에 죽는다… 음주 사회적비용 10조 육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1 18:21

수정 2022.01.11 18:21

음주운전 등 범죄 갈수록 기승
OECD보다 주류 규제 약해
접근성 제한 법안 마련 필요
하루 14명이 술때문에 죽는다… 음주 사회적비용 10조 육박
최근 음주로 인한 흉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관대한 음주 문화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발생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천문학적인 수치로 발생하는 비용 발생 이전에 서구 사회와 같은 음주 규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년 늘어나는 알코올 관련 사망자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는 총 5155명으로 1일 평균 14.1명을 기록했다. 알코올 관련 사망률(인구 10만 명당)은 10.0명으로 지난해 대비 9.8% 증가했다. 지난 2014년 8.8명까지 떨어졌던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2015년 이후 9명대를 유지하다 2020년 10명까지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성인의 고위험 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이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주 1회 이상 음주)은 2005년 11.6%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올라 2018년에는 14.7%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고위험 음주율은 3.0%p가 증가하기도 했다.

문제는 음주로 인한 범죄가 만연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70cm 길이의 막대기로 직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스포츠센터 대표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이유로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대표와 피해자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640㎖ 소주 6병과 캔맥주를 나눠 마셨다. 음주로 인한 살인 사건은 친구 사이에도 벌어졌다. 지난 2019년 항공사 남자 승무원은 11년 지기인 경찰관을 잔인하게 살인했는데, 음주로 인해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음주 범죄인 음주운전도 관대한 음주 문화와 함께 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음주운전 범죄는 2016년 1만9769건에서 2017년 1만9517건, 2018년 1만9381건, 2019년 1만5708건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0년 1만7247건으로 전년보다 약 9.8% 증가했다.

■음주 사회경제적 비용 10조 육박

음주로 인해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국민들이 건강까지 악화되자 이로인한 비용이 천문학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9조4524억원으로 나타났다. 흡연(7조1258억원), 비만(6조7695억원)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관대한 음주 문화에 대한 교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개인 음주행태 요인분석 및 음주행태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TV 드라마나 주류 홍보 등을 통해서 음주 욕구가 생기냐는 질문에 여성은 31.5%, 남성은 24.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OECD 각국에서는 주류 판매일수와 판매시간 제한, 지역 주류판매점 수 제한, 주류광고 금지 등 다양한 접근성 제한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연령제한 및 통신판매 제한 이외의 다른 접근성 제한정책은 없는 실정이어서 선진국보다 주류제품 규제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알코올 관련 사망자가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음주폐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이 더 강도높게 추진돼야 한다는 비판이 높다"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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