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우리가 옳지 않은 일이 있었다"고 입을 뗐다. 그는 2020년 5월 20일 관저에서 열린 파티에 25분간 참석한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직원들을 내보냈어야 했지만 업무 행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영국 ITV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모임이 금지되던 지난해 5월 20일 총리실이 파티를 열었다. 존슨 총리의 수석비서는 파티 당일 총리실 직원 100명 이상에게 "각자 마실 술을 들고 오라"며 초청 e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ITV는 파티에 초대된 직원이 40명가량이며 존슨 총리 부부도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는 계속됐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첫 번째 대정부질문 주자로 나서 "수 개월 간의 기만과 속임수 끝에 동앗줄이 끊긴 한 남자의 한심한 광경을 보고 있다"고 존슨 총리를 비꼬았다. 그러면서 "총리가 마침내 파티 사실을 인정했다"며 "남은 선택지는 대중이 그를 내쫓아낼지 아니면 정당(보수당)이 그를 추방할지, 아니면 스스로 사임할지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도 총리를 직격했다. 그는 존슨 총리가 "부끄러움이 없다"며 "총리는 신뢰를 잃었고, 대중은 이를 용서하거나 잊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의 정부가 만든 법령을 스스로 깨트렸다"고 비판했다.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 역시 "국가의 이익을 위해 사퇴를 결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슨 총리는 "(의견을) 존중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공식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자진 사퇴에는 선을 그었다.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어겼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문제의 연회가 열리기 닷새 전인 2020년 5월 15일 총리 관저 정원에서 부인 및 참모들과 와인잔을 앞에 두고 담소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을 키웠다. 같은 해 말 크리스마스 기간에도 총리실 지인들과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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