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 채용을 빌미로 수년에 걸쳐 뇌물를 받고 논문을 대필하게 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전의 한 국립대 교수들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박정화)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B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원심은 A씨에게 징역 5년4개월에 벌금 1억5000만원, 추징금 약 1억 3000만 원과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취업 제한 3년을 명령했다. B씨 역시 징역 5년과 벌금 1억 5000만원, 추징금 1400여만 원을 내야 한다.
이들은 대전의 국립대 교수들로 전임교원 신규채용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채용 업무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A씨는 대학의 같은 부 시간강사였던 피해자에게 2015년 4월 연구실에서 "나도 (교수) 임용될 때 돈을 줬다. 전임 교수 하고 싶으면 3억원을 만들어라"고 하고, 이어 "1억원을 먼저 가져와라"고 압박해 며칠 뒤 대학 주차장에서 1억원을 받아 챙겼다.
2017년에도 전임교수 채용을 빌미로 2000만원을 챙기고, 골프장 골프라운딩과 제주도 항공권, 가요주점 술값 등 총 44회에 걸쳐 1600만원의 향응비를 받았다.
B씨 역시 A씨와 공모해 채용을 빌미로 한 뇌물과 향응을 받았다. 이에 따라 A씨는 총 1억 4180만원 상당의 뇌물, B씨는 1억 2460만원의 뇌물을 수수했다.
또 이들은 2016년도 교내학술연구비 명목으로 1000만원을 수령한 뒤 논문을 대신 작성하게 하고, 2018년 논문 저자를 자신들로 기재해 등재하기도 했다.
2014년 12월에는 술자리에서 피해자에게 "대가리 박아"라고 소리치며 일명 원산폭격 자세를 취하게 하고, 2016년 8월에는 "파라솔 테이블에 머리를 세게 박아라"고 해 피해자가 쓰러져 손가락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억 5000만원, B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억 5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무죄가 됐던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 A씨에게 징역 5년 4월에 벌금 1억 5000만원, B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억 5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대학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뇌물을 수수한 바, 범행 동기와 방법 등을 비춰 그 죄책이 무겁고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강요죄에서의 협박, 공소장변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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