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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여라” “너무 높다”…송도 103층 타워 ‘사면초가’

뉴스1

입력 2022.01.13 13:13

수정 2022.01.13 13:19

인천 송도 103층 랜드마크 타워 조감도.(인천경제청 제공)© 뉴스1
인천 송도 103층 랜드마크 타워 조감도.(인천경제청 제공)© 뉴스1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건축할 계획인 103층 초고층 빌딩이 지역주민과 시민사회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지역주민은 ‘더 높여야 한다’며 단체 삭발을 강행하는 반면 시민사회는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6·8공구 중심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블루코어컨소시엄은 최근 개발 청사진을 발표했다.

청사진에는 워터프런트 주변 128만㎡ 부지에 103층 랜드마크 타워와 주거·업무시설, 대관람차 등을 갖춘 테마파크,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쟁점은 103층 랜드마크 타워다.
약 420m 높이로 국내 최고 높이인 롯데타워(555m, 123층)에 이어 두 번째다. 여기에는 호텔, 전망대, 업무·주거·쇼핑·전시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민들은 랜드마크를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계획된 ‘151층 인천타워’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블루코어컨소시엄의 계획안 발표 이후 송도 주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올댓송도’에는 ‘롯데월드타워보다 높지 않으면 의미 없다. 무조건 높게’, ‘대한민국 넘버1 타이틀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 등 103층 타워를 비난하는 글들로 도배되고 있다.

급기야 주민 대표 4명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단체 삭발하며 주민들의 반발 의지를 표면화 했다.

주민들은 “인천타워는 반드시 대한민국 NO.1 높이로 건설돼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인천경제청의 수익을 인천타워 건설에 배분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 사업은 당초 송도6·8공구 228만㎡에 인천 랜드마크가 될 151층 인천타워를 짓고 그 주변을 개발하는 대형사업이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재임 시절인 2006년 미국기업인 포트만홀딩스와 현대건설 등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SLC가 인천경제청과 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했다. 2008년 6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공식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사업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결국 151층 인천타워는 무산됐고 사업 규모도 줄어들었다.


주민들과 달리 시민사회는 103층 초고층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등 12개 시민단체는 공동성명을 내 “송도국제도시가 초고층 랜드마크에 연연하면서 대량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기후 악당도시가 돼서는 안된다”며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인천경제청은 미래비전을 갖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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