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소년_위문편지는_성폭력”
최근 트위터에는 이 같은 해시태그를 내거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자신을 진명여고 재학 중이라고 밝힌 여학생이 군인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의 위문편지를 공개한 뒤 남성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여성들이 반발하며 젠더 갈등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여성 네티즌들은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미성년자, 특히 여학생이 군인에게 위문 편지를 쓰는 관행은 구시대적 행위이자 성차별이라며 “일제잔재_위문편지_완전철폐”, “진명여고는_학생에게_사과하라”, “진명여고_학생은_잘못하지 않았다” 등의 해시태그를 첨부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 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오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해당 청원에는 15일 오전 10시 현재 13만6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 청원 게시판에도 이 같은 내용이 올라오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군인 위문편지' 사안 조사에 철저를 기하겠다"며 "이 과정에 학생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에 대한 괴롭힘을 멈춰달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 11일 한 장병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고생에게 받았다는 위문편지 한 장을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편지에는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저도 X지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후 해당 편지는 군인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졌다. 남성 네티즌들은 학교에서 위문편지를 강제로 쓰게 한 것도 아니고 봉사시간을 채울 희망자를 지원 받아 이뤄진 것인데 이 같은 조롱은 선을 넘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대한민국 군인에 대한 처우도 안 좋은 마당에 어떻게 저런 조롱을 할 수 있지?”, “위문편지라고 써서 조롱질을 해도 성별이 여자면 실드치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위문편지 쓰는 거 일제의 잔재다. 그 때 국가에서 강제로 전선의 황군에게 위문대와 위문편지를 보내게 했다”며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었다니 놀랍다”고 언급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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