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 열차 화물을 터는 좀도둑들이 극성이라고 CNN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둑들은 기차역에 정차해 있는 화물열차에 올라타 물건을 훔친 뒤 빈 박스는 철로 위에 그대로 버려 두고 가 기차역 주변 철로가 빈 박스들로 뒤덮여 철길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UPS, 아마존, 페덱스 등 택배·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보낸 화물들도 다수 섞여 있다.
운행 중단 얘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 최대 철도회사 가운데 하나인 유니언퍼시픽은 도난이 급증하고 있어 LA카운티 운행을 회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검찰의 소극적 대응이 원인" 철도회사
유니언퍼시픽은 LA카운티 검찰이 열차 화물 도둑들을 잘 기소하지 않은 것이 화물 도난 범죄가 치솟은 배경이라고 비난했다.
도둑들은 화물칸의 잠금 장치를 뜯고 들어가 도둑질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니언퍼시픽은 지난해 12월 LA지방검찰에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LA카운티의 자사 화물 도난이 1년 전보다 160% 늘었다고 공문에서 밝혔다. 유니언퍼시픽은 LA지검장 조지 개스콘이 2020년 12월 특별지시를 하달해 경범죄 기소에 관한 절차를 바꾼 뒤 화물 도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니언퍼시픽은 공문에서 지난해 4·4분기 회사측 경비원들이 LA경찰국, LA보안관국과 함께 "열차를 약탈하는 현행범들" 100여명을 체포했지만 이들은 체포된 지 24시간 안에 석방됐다고 비판했다.
■ "엄벌주의가 최선 아냐" 검찰
검찰은 유니언퍼시픽의 주장을 맞받아쳤다.
검찰이 느슨하게 대처해서가 아니라 팬데믹에 따른 빈곤이 화물 절도 급증 배경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실업, 무주택, 낮은 교육수준, 정부 지원 결여, 기반이 약한 이민자 등의 빈곤이 팬데믹 기간 급격히 확대된 것이 경범죄 증가 배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개스콘 검사장은 엄벌주의가 문제 해결 방안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경범죄 기소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공공안전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심지어 부정적이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개스콘은 다만 항만이나 철도 등 LA카운티 인프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법 집행기관들과 공동으로 범죄행위에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유니언퍼시픽 경비원들에게 붙잡힌 좀도둑, 대규모 약탈범 등 검찰로 넘어온 일부 사건은 기소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하지 않은 사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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