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美한파 등에 현지 생산 급감
국내업계 수출 29% 늘며 반사이익
中 생산량 늘리며 올해는 미지수
국내업계 수출 29% 늘며 반사이익
中 생산량 늘리며 올해는 미지수
16일 관련 업계와 에너지 정보분석업체 S&P글로벌플랫츠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부타디엔 수출량은 총 19만3353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수준이다.
부타디엔은 납사크래커(NCC)에서 나프타를 분해해 얻는 원료로, 의료·위생용 장갑 소재로 사용되는 NB라텍스나 TV, 냉장고 소재로 활용되는 고부가합성수지(ABS), 자동차 타이어용 소재로 많이 쓰인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여천NCC, SK종합화학, 한화토탈 등은 NCC가 있어 자체 생산이 가능한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외부에서 부타디엔을 조달해 합성고무를 만든다.
부타디엔 수출이 늘어난 데는 국내산과 미국산 부타디엔의 가격 차이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한국과 중국은 부타디엔을 만드는 신규 NCC 증가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4·4분기부터 부타디엔 가격이 급락했다. 그 여파가 새해에도 이어지면서 이달 7일 기준 한국산, 중국산 부타디엔 가격은 각각 톤당 680달러, 600달러인 반면 미국 내 부타디엔 가격은 1212달러였다.
미국 기업들은 그동안 NCC를 에탄크래터(ECC)로 전환하면서 부타디엔 생산량이 감소해왔다. 게다가 미국 내 최대 부타디엔 생산 업체인 TPC가 지난 2019년 화재를 입은 데다 작년 2월 텍사스에 이례적인 한파로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공장들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으면서 부타디엔 공급 부족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미국 업체 입장에서는 운임료로 톤당 300~400달러를 감안하더라도 미국에서 생산된 부타디엔보다 한국산, 중국산 부타디엔을 수입해서 쓰는 게 저렴한 상황이 됐다. 덕분에 우리나라 업체들의 부타디엔 수출량이 늘어난 것이다.
당장 이번달에도 부타디엔 2만1500톤이 600달러 후반대 가격에 미국으로 수출되며, 다음달에는 1만6000톤이 700달러 초반대 가격에 수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수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미국 내 부타디엔 공급이 조금씩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부타디엔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중국 시노펙 자회사인 ZRCC는 부타디엔을 연간 16만5000톤 생산하는 새 공장을 완공해 가동에 들어간다. 또 중국 당국의 탄소 감축 규제 등으로 운영을 중단했던 공장들이 다시 부타디엔을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과 경쟁에서 미국, 멕시코 수출 물량을 극대화하고 신규 유도품(중간제품) 업체와의 계약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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