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김동수 기자,이수민 기자 =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라고만 할 건가요? 되는 건 된다, 안되는 건 안된다 말을 하라고요!"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공사 현장피해대책위원회가 17일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해 서구청의 '나 몰라라'식 행정에 불만을 성토했다.
사고 현장 인근 상인 50여명으로 구성된 대책위의 홍석선 위원장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현장 방문, 통화 요청 등 1500번 이상의 민원을 제기했다"며 "일방적인 민원이 아니라 소음과 진동, 땅꺼짐 현상에 피부병까지 심해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서구청 공무원이 현장에 찾아와 조치하겠다는 말만 수천번 하고 정작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며 "실종자 가족들은 얼마나 슬프실까 싶어서 목소리도 안내고 참고만 있었는데 며칠째 해결이 안 나니 막막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 상가는 2차 붕괴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경찰이 진입을 통제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붕괴현장에서 직선거리로 수십미터에 불과해 매장 내부에 지름 30㎝ 크기 돌덩어리 수십개와 파편이 나뒹굴고 철제구조물과 정문, 간판 등이 부숴진 곳도 다수다.
업주들은 사고 직후 피해보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붕괴 사고로 인한 2차 피해와 함께 통제로 인한 영업 손실에 대해 보상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위원장은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다. 사고 전에도 몇번이나 대책을 요구했었다"며 "예전에는 찾아오면 담당자가 '기다리라'고는 하더니 이제는 만나주지도 않는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혀 배려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날 대책위의 항의 방문과 같은 시각에 서대석 광주 서구청장이 해당 장소를 지나쳤다.
위원회 회원들이 큰 소리로 그를 불렀지만 그는 별도의 답변 없이 보좌진의 연호를 받으며 휴식을 위해 마련된 숙소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홍 위원장은 "왜 담당자는 안오는 것이냐, 상황 설명을 해주고 얘기해줄 사람 한명은 와야하는 것 아니냐"며 "구청장도 담당 직원들도 너무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장 일대 통제로 인해 지하주차장이 폐쇄됐다"며 "우리는 도매상가기 때문에 한두달만 장사를 못하면 거래처들이 다른 데로 거래한다"고 재산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하주차장만이라도 운영 재개를 해달라"면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공사로 인해 매출이 40% 이상 떨어졌다. 3년간 세금계산서상 피해액만 2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 서구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공사현장 관련으로 사고 직전까지 총 386건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세부항목별로는 Δ비산먼지 및 공사소음 324건 Δ공사장 주변 도로 포장 및 시설물 정비 요청 12건 Δ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조건 이행 촉구, 주변 건축물 균열 피해, 주변 낙하물 추락, 분양 카탈로그 설계도 시정 요구 50건 등이다.
서구는 발생한 민원에 대해서 충분한 조사를 거치고 그 기준이 행정처분 요건에 초과하면 처분을 내리는 등 최선의 조치를 했다는 입장이다.
소음의 경우 일일 1~2회 수시로 소음을 측정하고, 비산먼지는 갱폼 하단부 청소와 부직포 교체, 미세먼지 불법 배출 감시반 순찰도 실시했다.
또 내부 균열에 조사한 결과 균열이나 기울기 변화가 없었거나 대책 관리 범위 내에 있어 사업 주체인 현대산업개발 측에 조치를 요구했다.
낙하물 추락 관련 민원에 대해서도 작업 발판에 부직포와 비닐을 설치하고 합판 연결 철물 보강을 요구했다. 사고 전 추가 낙하물이 없는 것까지 확인하고 조치 완료 처리했다고 한다.
서구 관계자는 "관할 구청 입장에서 행정적,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며 "민원이 접수되면 행정처분 외에는 시공사 측에 권고하는 것이 전부다. 시공사가 안하는 걸 어쩔 수 없다. 피해 대책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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