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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죽기 싫다" 소방공무원노조, 소방관 처우개선 촉구 집회 열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7 17:43

수정 2022.01.17 17:51

지난 6일 소방관 순직한 평택 화재 책임자 처벌 및 대책 마련 촉구
현장과  괴리된 행정상 지휘 비판 및 처우 개선 요구
"우리는 불 끄는 기계 아니다", "더 이상 죽기 싫다" 제창

17일 평택 화재 책임자 처벌과 처우 개선을 주장하는 집회에 나선 소방공무원들이 '우리는 불끄는 기계가 아니다', '더 이상 죽기 싫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17일 평택 화재 책임자 처벌과 처우 개선을 주장하는 집회에 나선 소방공무원들이 '우리는 불끄는 기계가 아니다', '더 이상 죽기 싫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평택 화재를 비롯해 해마다 소방관의 희생이 이어지면서 소방공무원들이 근본적 대책을 요구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하 공노총)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하 소방노조)은 17일 오후 청와대 앞 효자치안센터 일대에서 정부와 소방당국을 비판하는 대정부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6일 소방관 3명이 순직한 평택 냉동창고 화재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진상을 규명할 것을 주장했다. 또 △소방행정·현장 분리 채용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전환 △연금혜택 불평등 해소 △특정직 공무원 별도 보수체계 마련 등 처우 개선 요구했다.

정은애 소방노조 위원장은 희생된 소방관의 명복을 빌며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벌써 5명의 소방공무원이 화재진압 도중 순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소방당국이 면피성 정책을 내놓기에 급급해 발생하는 것이다"라며 "소방지휘관의 현장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마련하고 화재현장 종합 대응 메뉴얼을 보완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안정섭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통과된 중대재해법에 생명이 위태로운 현장을 거부할 권리가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장과 괴리된 지휘관들이 성과에 급급해 사고 현장으로 몰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소방공무원들은 내리는 함박눈을 맞으며 방화복 차림으로 도로 한복판에 앉아 피켓을 들었다. 피켓에는 "우리는 불끄는 기계가 아니다", "더 이상 죽기 싫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우리는 현대판 노예가 아니"라며 "소방관의 권익을 보호하라"를 제창했다.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은 "작년에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는 소방관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한 말이 말뿐이었다"며 "현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소방관의 안전이 우리의 안전과 연결돼 있다"며 "안전한 사회망이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길중 소방노조 서울본부 위원장은 "일한 만큼만 대우해달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숭고한 업무에 맞는 처우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상수 공노총 소방노조 부산본부 사무처장과 정은희 전북본부 조합원이 "소방공무원은 평균 수명이 일반 공무원보다 6년 짧다"며 "퇴직 후 즉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연금법을 개선해달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결의문 낭독 후 정부서울청사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앞서 시위 규모를 300명 미만으로 제한하는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총 인원은 299명으로 신고됐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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