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개인·기업 이자부담 전방위 확산… "1분기 신용위험 커진다" [머니무브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7 18:04

수정 2022.01.17 18:04

대출로 버티는 중기·개인사업자 압박
"금리인상 지속, 유동성 위기 이어져"
대기업 뺀 모든 대출 신용위험 높아
은행권 대출 다소 완화 전망도 나와
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개인을 넘어 기업으로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대출로 버텨온 중소기업·개인사업자들이 잇단 금리인상으로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올 1·4분기에 추가적인 금리인상과 3월 소상공인 코로나19 대출 연장 종료 등이 이뤄질 경우 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차주의 이탈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은행의 신용위험도는 올해 1·4분기에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발표가 나와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금리인상에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부담 가중

한은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실질적인 이자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크게 하락한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 11월 상승하면서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해 1월 기준금리 인상까지 반영되면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을 시작하던 2020년 3월 중소기업 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3.13%였다. 이 금리가 지난해 11월 3.30%로 올랐다. 코로나19 위기 첫 해 2.80%까지 떨어졌던 금리가 서서히 상승해 제자리를 찾은 것.

실제 주요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소폭 상승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2020년 9~11월 중소기업 물적 담보대출의 금리(1~3등급)는 2.13~2.41%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일한 조건의 경우 2.56~2.80%로 높아졌다.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도 상승했다. 2020년 9~11월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1~3등급)는 2.32~2.56%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일한 조건의 경우는 2.68~2.95%로 상승했다.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중 정부의 보증대출과 기업의 담보대출 비중은 전체의 70%에 육박한다. 나머지는 신용대출이다. 개인사업자(소호)대출의 경우는 담보대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개인사업자의 신용대출 금리도 지난 2020년 9~11월 2.34~3.0%(1~3등급)에서 2021년 같은 기간 2.47~3.36%로 상승했다. 문제는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대출이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 말 기준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761조4185억원에서 지난해 10월 말 910조1533억원으로 증가했다. 실제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93조2000억원→116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사정이 이렇자 중소기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기준금리가 1%p 상승할 때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이 8.48%p 증가할 만큼 금리 상승에 취약한 구조로, 지속된 금리인상은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대출 총량규제 영향으로 개인사업자들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금리가 상승하면 이 부분 역시 금리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 1·4분기 신용위험 높아질 전망

올해 1·4분기 국내 은행의 신용위험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1·4분기 신용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의 신용위험이 전분기(11)보다 증가한 16으로 전망됐다. 대기업(0)을 제외한 중소기업(18) 및 가계(15)의 모든 대출에서 전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되고 대출금리 상승에 이자부담이 증대된 영향으로 평가됐다. 기업에서는 중소기업에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면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아 실적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일부 취약업종과 영세 자영업자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비은행금융기관 차주의 신용위험 역시 모든 업권에서 전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지속으로 중소법인·자영업자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증대된다는 전망이다.

한편 올해 1·4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0으로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등 대출태도가 -19였던 지난해 4·4분기보다 완화된 것이다. 차주별로 가계주택과 가계일반 대출 태도지수가 올해 1·4분기 각각 0, -6으로 전분기 -35, -41에서 완화된다는 전망이다.
주택자금 대출도 크게 강화됐던 대출태도가 보합으로 완화되고, 일반자금 대출도 강화 정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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