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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8개월 기다렸는데…" 거래재개 기대했던 주주들 망연자실 [신라젠 상폐 결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8 21:25

수정 2022.01.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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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요구조건 충족했는데
상폐 결정 받아들이기 어려워"
소액주주 지분율 92.6% 달해
신라젠 "시장위서 적극 소명"
한국거래소는 18일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신라젠 주권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주주연합 회원들이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거래소는 18일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신라젠 주권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주주연합 회원들이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황당하다. 상장폐지가 말이 되느냐. 1년이 넘는 개선기간 동안 입증을 못한 것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불충분한 것도 없었다."(신라젠 개인투자자 A씨)

"말도 안된다. 거래재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기대했는데. 정말 상폐로 가는 것이냐. 방법이 없는 것이냐."(신라젠 개인투자자 B씨)

18일 오후 6시1분 신라젠 상장폐지 공시가 뜨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하루 내내 시위를 벌이던 소액투자자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1년8개월 동안 거래재개만 기다리던 소액주주들은 이번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서도 상장폐지 결과가 나오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이날 기심위는 신라젠 주권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해 '상장폐지'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신라젠 주식의 운명은 다음달 18일 이전에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여기서 거래재개, 상장폐지, 개선기간 부여 중 하나의 결정이 나온다. 최종 결정을 하는 시장위원회에서도 상장폐지가 의결되면 거래재개는 물거품이 된다. 이의제기와 법정 소송 등이 있지만 사실상 상폐를 뒤집긴 쉽지 않다.

이날 주주들 사이에서는 이번 기심위에서는 신라젠 주식 거래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앞서 지난해 기심위는 신라젠에 재무건전성 회복, 경영투명성 강화, 영업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이에 개선기간이 종료된 지난해 11월 30일 신라젠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전문가 확인서를 제출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과 자본금 확충, 영업 영속성 등을 입증하기 위해 외국계 기관으로부터 회사의 가치평가도 받았다"며 "거래 정상화는 물론 거래재개 이후 회사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시위를 하던 소액주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들 역시 시위를 하던 소액주주들의 돌발행동을 우려해 거래소 입구 현관문을 막으며 대비했다. 주주연합 회원 일부는 상장폐지 이유를 묻기 위해 거래소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분노와 탄식을 내뱉으며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을 신라젠 주식 거래에 대한 업무방해로 형사소송을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6시30분이 넘어가자 집회를 하던 소액주주들은 하나둘 발길을 돌리며 자리를 떴다.

신라젠 주주연합은 기심위 결정에 대해 "거래재개나 심의 속개 결정을 예상했을 뿐 상장폐지는 생각도 못 했다"면서 "거래소가 신라젠에 요구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는데도 이 같은 결정이 나온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라젠이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었던 주식이고, 거래정지 당시까지도 시총이 8666억원이나 됐던 대형 주식이었기에 피해자들의 피해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라젠소액주주모임 이성호 대표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의 피해액은 2조원에 달한다.

주주명부 폐쇄일인 2020년 12월 31일 기준 의결권이 있는 신라젠 소액주주는 17만4186명, 보유주식은 6625만3111주에 달한다. 지분율은 총발행주식 7154만2125주 대비 무려 92.6%다. 상폐가 결정되면 6625만주는 휴지조각이 된다.

신라젠 역시 이번 상폐 결정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신라젠의 상장유지 여부는 자체적 성장방안 마련 등 회사의 적극적인 노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은 공식 홈페이지에 "현재 정상적으로 주요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연구개발 등 경영활동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며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신라젠의 한 소액주주는 "코오롱티슈진도 앞서 상장폐지 결론이 났다가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1년간 개선기간을 받는 것으로 숨통을 튼 바 있어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면서 "신라젠이 기업의 건전성을 확보해 주주들에게 환원할 수 있는 경영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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