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여가부 등에 따르면 '군 장병 조롱' 내용이 담긴 위문편지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이후 해당 편지를 쓴 학교의 학생 다수가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해당 학교 학생들의 신상 정보를 알아내 유포하고 악성 댓글을 남기는가 하면 해당 학교를 찾아가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불법 합성사진) 등 디지털 성범죄물도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도 시교육청으로부터 관련 사건 수사를 의뢰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여가부는 전날 오전까지 디지털 성범죄 관련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한 아동·청소년 상담기관에서 여가부 산하 디지털성범죄지원센터에 지원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당시 의뢰한 내용이 디지털 성범죄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 관계자는 "당시 학생들이 호소하는 피해 내용을 살펴보니 개인 사진과 실명 등이 대다수라 디지털 성범죄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개인 사진이나 이름, 악성댓글 등은 디지털 성범죄 대응이 아니라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삭제 요청 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딥페이크 등 불법 촬영물이나 영상물 관련 신고 접수를 하면 삭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이번 사안이 여가부가 지향하는 여성, 청소년, 디지털 성폭력 근절 등과 모두 연결돼 있어 여가부가 어떤 입장을 낼 지 주목 받았다. 하지만 여가부 측은 "현재까지는 특별히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위문편지 논란은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이 공개되며 불거졌다.
서울 한 여고에서 위문편지 쓰기 행사를 진행했는데 일부 학생이 군장병을 조롱하는 내용을 편지에 담아 논란이 됐다. 온라인상에서는 조롱 위문편지를 작성한 학생을 비난하는 여론과 함께 학교가 봉사시간을 빌미로 학생들에게 군장병 위문을 강요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후 해당 학교 학생들에 대한 디지털 성폭력 사태로까지 번졌다.
이와 관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해당 학교 학생을 향한 온·오프라인 공격과 괴롭힘이 진행되고 있다"며 "학생들을 향한 사이버 폭력을 멈추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호소한 바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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