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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숨어있는 바닷마을, 경남 사천 [Weekend 레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1 04:00

수정 2022.01.21 04:00

전설속 토끼가 뛰어들었다는 월등도 앞바다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숨겼다는 대방진굴도

사계절 낚시 할 수 있는 비토해양공원
용현면~대포마을 해안도로 등 유명
숲속에서 숙박·야영하고 싶다면
편백나무 가득한 자연휴양림 제격
길이 436m 삼천포대교도 대표명소
밤이면 조명과 함께 최고의 야경 선사
【사천(경남)=조용철 기자】 토끼와 거북이, 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려 있는 경남 사천시 비토섬, 알록달록 무지개 색깔로 뒤덮인 사천 무지갯빛 해안도로. 해안의 절경과 어우러져 출렁이는 푸른 바다의 수려한 경관을 바라보며 가족과 연인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기 좋은 장소다. 어딜 가나 아름답게 펼쳐지는 탁 트인 바다 전망과 알록달록 아름다운 여행지가 넘치는 사천 여행은 마치 동화 속 세상인 것처럼 낭만적인 하루를 만든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올랐다는 경남 사천 월등도는 판소리 '수궁가(별주부전)'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 월등도 주변에는 토끼섬, 거북섬 등 별주부전과 연관된 작은 섬들이 흩어져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올랐다는 경남 사천 월등도는 판소리 '수궁가(별주부전)'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 월등도 주변에는 토끼섬, 거북섬 등 별주부전과 연관된 작은 섬들이 흩어져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숨겨놓았다는 대방진굴항. 사진=조용철 기자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숨겨놓았다는 대방진굴항. 사진=조용철 기자

■토끼와 거북이 전설이 깃든 비토섬

사천만을 가로지르는 사천대교를 건너 서포면 선전리에서 비토섬을 잇는 비토교를 지나면 비토섬이 나온다. 사천시 끝자락 섬인 비토섬은 비록 섬이지만 배를 타지 않아도 되는 섬이다. 비토섬은 날 비(飛), 토끼 토(兎)를 써서 '토끼가 날아오른 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올랐다는 월등도와 함께 토끼섬, 거북섬 등 섬 이름만 들어도 여기가 별주부전의 배경임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판소리 수궁가에는 "갑신년 중하월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을 새로 짓고 대연을 베풀 제"라는 대목이 나온다. 남해 광리왕은 남해 용왕이다. 비토섬과 월등도 지명과 모양이 별주부전의 배경인 것이다.

하지만 비토섬에서 전해지는 토끼와 거북의 전설은 우리가 아는 내용과는 약간 다르다. 토끼와 거북이가 다시 육지로 나가는 때부터 상황이 바뀐다. 토끼가 월등도 앞바다에 도착하자마자 달빛에 반사된 월등도의 그림자를 육지인 줄 알고 뛰어내렸다. 결국 토끼는 바다에 빠져 죽었고 토끼의 간을 얻지 못한 거북도 용왕을 만날 면목이 없어 노심초사하다가 자살한다.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토끼의 아내는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 월등도 주변에는 토끼와 거북, 토끼 아내가 죽어서 바뀐 토끼섬, 거북섬, 목섬이 전설과 함께 남아 있다.

서포면 비토리에 있는 별학도라는 작은 섬에 있는 비토해양낚시공원은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보행교와 데크로 된 보행 잔교, 낚시를 즐기며 숙박할 수 있는 돔 형태의 펜션을 낚시 잔교에 접안해 띄워 놓았다. 수중에는 인공어초를 투하해 사시사철 낚시가 가능하다. 수자원보호구역 내에 위치한 관계로 청정해역 유지를 위해 낚시할 때 '혼합밑밥'은 사용할 수 없다.

용현면에서부터 해안을 따라 남양동 대포마을로 이어지는 사천만 해안도로는 해안의 절경과 어우러져 출렁이는 푸른 바다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일품이다. 해안도로 방호벽이 알록달록 일곱빛깔 무지개 색으로 칠해져 일명 '무지개 해안도로'라고 불린다.

무지개 해안도로 일원에는 다양한 포토존이 설치돼 있어 멋진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약 200m 길이의 대포항 방파제 끝에 위치한 여인 얼굴 실루엣의 포토존은 최병수 작가가 만든 작품으로 6m 높이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바다와 함께 색다른 인생샷을 남길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노란 초승달 조형물인 '노을 품은 달'도 노을이 지는 시간에 노란 불을 밝혀 더욱 아름다운 사천의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부잔교 갯벌탐방로의 하트 포토존은 용현의 특산품인 딸기와 토마토로 꾸며져 있다. 알록달록한 부잔교를 건너면 바닷가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종포마을 포토존은 나뭇잎 선셋 파고라 아래 일몰과 함께 인생 샷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물이 빠지면 생기는 갯벌 라인이 특히 아름답다.

이야기가 숨어있는 바닷마을, 경남 사천 [Weekend 레저]
경남 사천 대포항 방파제 끝에 설치된 여인 형상의 포토존(위 사진)과 사천자연휴양림까지 연결되는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진=조용철 기자
경남 사천 대포항 방파제 끝에 설치된 여인 형상의 포토존(위 사진)과 사천자연휴양림까지 연결되는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진=조용철 기자

■사천 바다케이블카와 삼천포대교

사천케이블카자연휴양림은 해발 408m의 야트막한 각산에 자리한 편백향이 가득한 힐링 휴양림이다. 산과 바다, 그리고 섬을 잇는 사천 바다케이블카와 함께 이용하기 좋다.

39.4ha 규모의 자연휴양림은 수령이 40년 이상 된 편백림 군락지가 형성돼 있어 삼림욕 하기에 좋고, 울창한 숲과 계곡에는 숙박동, 야영데크, 야영센터 등을 갖췄다. 또 탁족장, 어린이 물놀이장, 숲 놀이터, 숲 탐방시설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설치됐다. 특히 20ha에 이르는 편백숲에서 수 만 그루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숲속 탐방로는 자연 친화적인 야자매트와 흙길이 깔려 있어 누구나 편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인공으로 쌓은 항구로 알려진 대방진굴항으로 향했다. 대방진굴항은 왜구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고려시대 때 만든 항구로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쌓은 건 조선 후기라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숨겼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현재도 주민들의 작은 배가 묶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초록 빛깔을 띤 물 위로 비치는 고목의 그림자가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돌로 쌓은 항구 주변은 삼천포항과 삼천포대교를 감상하기에 좋다. 이순신 동상까지 가는 길에는 벤치도 설치돼 있어 잠시 쉴 수도 있다.

삼천포대교는 사천시 대방동과 모개섬을 연결한 436m 길이의 다리다. 삼천포대교는 모개섬을 지나 초양도, 늑도를 거쳐 남해군 창선도까지 연결된다. 섬에서 섬으로 연결될 때마다 다리 이름이 바뀐다. 단항교,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다. 5개의 다리 모두를 일컬어 창선·삼천포대교라고 한다.

삼천포항 어디에 서든 잘 보이는 사천시 최대 랜드마크인 삼천포대교는 다리 위에선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경치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삼천포대교는 주말에 조명을 켜 놓기 때문에 멋진 야경으로도 유명하다. 조명이 켜진 삼천포대교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매주 금~일요일 해가 질 때쯤부터 밤 11시까지 방문해야 한다.
조명은 1년 내내 쉬는 날 없이 불을 밝힌다.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선 3번 국도 실안교차로에서 삼천포대교 방향으로 이동하다 삼천포해상관광호텔을 지나 오른쪽에 나오는 전망대와 정자에서 보면 된다.
삼천포대교공원 수상무대 근처에서도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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