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인터넷 언론사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녹취록을 방영하지 말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일부만 인용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김태업 수석부장판사)는 21일 김씨가 서울의소리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를 상대로 제기한 방영 금지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녹취록 내용 중 ‘공적 영역에 관련된 내용과 무관한 김씨 가족들의 개인적인 사생활에만 관련된 발언’과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가 포함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만 내보내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김씨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예비후보자인 윤 후보의 배우자로서 언론을 통해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공적 인물”이라며 “대통령의 배우자가 갖게 되는 정치적 지위나 역할,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력 등을 고려하면 김씨의 정치적·사회적 이슈에 관한 견해와 언론관·권력관 등은 유권자들의 광범위한 공적 관심사로서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녹취록에는 채권자의 사생활에 연관된 사항이 일부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 문제는 기업과 검찰 간부 등과의 커넥션, 뇌물수수 의혹 등과 얽혀 이미 언론에 수차례 보도되는 등 국민적인 관심사”라며 “단순히 개인적인 사생활에 관한 사항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심문 기일에서 김씨 측은 “이 기자는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와 사전 모의해 의도적으로 김씨에게 접근, 환심을 사고 답변을 유도해 몰래 녹음했다”며 “녹음 파일은 정치 공작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언론·출판 자유 보호의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의소리 측은 “이씨는 서울의소리라는 언론사 소속 기자로서 처음부터 신분을 밝히고 취재를 요청했다”며 “김씨는 제1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로서 장차 영부인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이라 녹취록 공개는 공공의 이익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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