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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니즘'인가 '비밀병기'인가, 2030 청년조직 '덩치 키웠지만 성과는 글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3 16:01

수정 2022.01.23 16:01

대선 캐스팅 보터 된 2030 청년
여,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 운영
야, 청년보좌역·청년본부 설치하며
덩치 키웠지만 큰 성과 없단 지적도
인물·임팩트·전략 미흡 등 3중고에
기성정치에 길 막혀 여전한 한계
"이번 대선이 청년 정치 과도기"
"청년 정치 역량 키우는 당 조직·체계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 블루소다에서 청년 공약 발표를 마치고 도전하는 청년 국가인재로 영입된 청년들과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 블루소다에서 청년 공약 발표를 마치고 도전하는 청년 국가인재로 영입된 청년들과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 청원구 청주시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충북 선대위 필승 결의대회에서 청년보좌역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 청원구 청주시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충북 선대위 필승 결의대회에서 청년보좌역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구색 맞추기 토크니즘(tokenism)인가', '필요할 때 역할을 할 비밀병기인가'.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여야 대선캠프 내 2030대 청년 조직 역할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이번 대선에서 2030대가 캐스팅 보터로 주목 받으면서 여야 대선후보들이 연일 청년관련 메시지를 내놓고는 있지만 '청년에 의한 청년 정치'는 여전히 한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 강화로 덩치는 커졌지만 인물·임팩트·전략면에서 제도권 내 지속가능한 청년정치 시스템이 아직 똬리를 틀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 청년본부·청년보좌역을 운영하면서 청년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는 이재명 후보 직속으로 3개 단과 7개 본부의 80여 명의 실무 인원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청년 선대위 활동 중간보고회를 진행, 민심 청취 프로젝트 '리스너 프로젝트'와 각 분야 정책을 준비하는 '미래정부 준비단'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힘에서선 선거대책본부 산하 청년본부와, 후보 직속 청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약 40명의 청년 보좌역도 있다. 청년 보좌역들은 각 본부에 소속돼 청년 정책 관련 의견을 내고 윤석열 후보에게 직접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한다. 조직구성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성과로 반향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활력 제공
민주당 청년선대위는 '탈모약 건강보험료 적용' 공약을 발굴한 주역이다. 리스너 프로젝트를 통해 탈모 치료가 경제적 부담이 된다는 의견을 발굴, 이 후보가 즉각 수용하면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공약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외에도 녹색 선거를 위해 법제화 추진, 공모전 진행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의 경우, 청년보좌역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윤 후보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개막전(LCK)을 직접 관람하면서 게임 친화적 모습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청년보좌역이 윤 후보에게 게임 룰 등에 대해 속성 과외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본부에선 청년보좌역들의 의견을 취합해 매일 윤 후보에게 공유·전달하고 있다.

다만 대선국면에서 청년 조직의 몸집은 커졌지만 한계는 여전하다. 인물과 조직, 전략 측면에서 여전히 기성 정치인(조직)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탓이다.

정현곤 청년과미래 이사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과거 대선보다 양대 캠프에서 청년을 위한 공간이 확대된 것은 맞다"면서도 "대선이 끝난 후에 청년 문제를 어떻게 가져갈 지는 지켜봐야 한다. 청년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부족하다"고 짚었다.

큰 한 방이 없는 데다 당내 조직적 인프라가 부족해 대선용 토크니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외형상 조직으로 청년 대표를 뽑아 구색을 갖추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공직선거법·정당법 개정으로 만 18세 이상이 국회의원·지자체장·지방의원에 출마할 수 있고, 만 16세 이상은 정당에 가입할 수 있게 됐지만 지속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커진 덩치만큼 조직내 상수돼야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어느 선거보다도 청년 타깃의 공약이 많다. 하지만 선거 처음부터 이렇게 했던 것은 아니고 청년 캐스팅 보트가 강조되면서 청년 비중이 높아진 것"이라며 "때문에 임기응변의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정당도 "존재감은 커졌지만 보완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여당 청년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체감상 규모가 커지고 의제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도 "청년 목소리가 더 잘 들리느냐, 아니냐에 대한 문제는 저희가 더 노력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는 "선대위 슬림화 이후 청년보좌역 역할이 강조됐다"며 "이번 대선을 통해 청년 정치인들이 정당 플랫폼을 통해 더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을 계기로 청년 정치가 '상시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엄 소장은 "현재 전체 유권자에서 2030대 비중이 3분의 1이다.
2030은 탈이념, 탈진영의 실용주의 성향을 보인다"며 "이들은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청년이 주류로 진입하는 과도기에 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기존 선거가 아닐 때도 당 차원에서 청년 조직이 더 보장돼 있어야 한다.
청년 정치인의 역량을 갖추는 시스템이 대선 조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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