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2022대선지식창고] 직장인 말고, 대통령의 ‘워라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9 09:00

수정 2022.01.29 08:59

독서, 악기 연주, 탁구와 테니스까지… 노태우∙김대중∙이명박∙박근혜 前 대통령이 즐긴 취미 생활
취미로 워라밸을 지키고 국민에게 다가간 대통령들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라이프를 풍요롭게 해준 취미 생활 탐구. ⓒ파이낸셜뉴스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라이프를 풍요롭게 해준 취미 생활 탐구.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단어 ‘워라밸.’ 임기 동안 바쁘게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들은 어떻게 워라밸을 유지했을까요? 대통령의 워라밸을 지켜 준, 역대 대통령들의 취미에 대해 알아볼까요?

워라밸: Work-life balance의 준말.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어 조화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퉁소 연주는 물론 작사∙작곡까지 했던 대통령이 있다?

-제13대 대통령 노태우의 취미

1990년 공보처 홍보국 사진담당관이 촬영한 노태우 전 대통령. ⓒ대통령 기록관, 공공누리 제3유형
1990년 공보처 홍보국 사진담당관이 촬영한 노태우 전 대통령. ⓒ대통령 기록관, 공공누리 제3유형

1987년 제13대 대선 기간에 애창곡 ‘베사메 무초’를 직접 불렀던 노태우. 노태우는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1988년 어린이날을 맞이해 '소년조선일보'와 진행한 서면 회견에서도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와 평소 취미로 즐기는 퉁소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게 된)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자연과 어울리다 보니 음악이 좋아졌다고 할까요. 나무에 걸터앉아 노래도 부르고 새소리를 흉내 내어 휘파람, 버들피리도 부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중략) 퉁소는 7살 때 여읜 아버님께서 남겨 주신 것이지요. 아버님이 그리울 때마다 입에 대곤 했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우리 겨레가 오랫동안 가꾸어 온 가락의 깊은 맛을 맛볼 수 있게 되더군요.”

그는 작사와 작곡에도 재능을 보이는 등 엔터테이너의 면모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2021년 어버이날 그의 자녀 노소영(現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페이스북에 ‘아빠가 작곡 작사한 곡을 직접 피아노 치시며 노래하시던 것이 생각난다’며 아버지 노태우와의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혜안을 얻기 위해 책을 펼친 ‘독서 광’ 대통령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의 취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8년 7월 8일 오후 정몽준, 박희태 등 전 국회의원들과 함께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fnDB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8년 7월 8일 오후 정몽준, 박희태 등 전 국회의원들과 함께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fnDB

김대중의 취미는 독서였습니다. 그는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역사, 종교, 경제, 문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탐독하며 마음의 양식을 쌓았는데요.

독서는 그에게 모질고 고된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1980년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아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며 인고의 시간을 견뎠죠.

그는 세상을 주체적이고 깊게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책을 읽더라도 저자의 의견을 무조건 받아들이진 않습니다. 주체적으로 판단해서 해석하고 내 것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1994년 김대중이 출간한 저서 '나의 길 나의 사상'에 나온 내용입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독서 목록’을 공개할 만큼 소문난 다독(多讀) 왕이었던 김대중. 그가 평화를 외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단순히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가다듬고 세상을 새롭게 이해하는 과정이 수반되었기 때문 아닐까요?
알고 보니 ‘테니스의 왕자’

-제17대 대통령 이명박의 취미

2008년 7월 2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태릉선수촌을 방문, 2008 베이징올림픽에 대비해 훈련 중인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fnDB
2008년 7월 2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태릉선수촌을 방문, 2008 베이징올림픽에 대비해 훈련 중인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fnDB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기 전, 서울시장에 재임할 때부터 테니스에 남다른 사랑을 드러내 왔습니다. 2010년에는 국내외 소외된 이웃을 지원하는 '아름다운 가게'가 주관한 ‘위아자 나눔 장터’에 자신의 손때가 묻은 테니스 라켓을 기증하기도 했죠.

그는 개각 이후 처음 맞이하는 휴일에도 테니스를 즐기며 휴식을 가졌습니다. 2011년 5월에는 ‘KTA 가족사랑 전국 동호인 테니스대회’에 참석해 대한테니스협회 조동길 전 회장, 정몽준 전 한나라당 의원, 캐슬린 스티븐스 당시 주한 미국대사 등과 함께 복식 경기를 즐겼습니다.

이명박의 테니스 사랑은 퇴임 후에도 계속됐습니다. 그가 퇴임한 이후인 2018년, 우리나라 테니스 국가대표 정현 선수가 2018 호주오픈 16강전에서 세계 1위 출신 노박 조코비치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했는데요. 당시 SNS를 활발하게 하며 국민과 소통하던 이명박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현 선수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아낌 없는 지지를 보냈습니다.

프로도 놀랄 탁구 실력! ‘핑퐁 마스터’ 대통령

-제18대 대통령 박근혜의 취미

1978년 8월 31일 박정희 대통령 가족행사에서 탁구를 치는 박근혜. ⓒ국가기록원, 공공누리 제1유형
1978년 8월 31일 박정희 대통령 가족행사에서 탁구를 치는 박근혜. ⓒ국가기록원, 공공누리 제1유형

대통령이던 아버지를 따라 청와대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박근혜는 어릴 적부터 운동, 특히 탁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앳된 얼굴로 가족과 탁구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죠. 2004년에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탁구를 치는 사진과 함께 ‘탁구 같이 치실 분 일촌 맺어주세요’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제18대 대선 당시 체육 관련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을 만큼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탁구 선수 출신이자 여성 최초로 태릉선수촌장을 역임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3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인물이었는데요. 두 사람은 박근혜가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다양한 체육 관련 정책을 준비했습니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된 뒤 탁구를 통해 국민들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는 2014년 11월 서울 올림픽공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서 런던올림픽 탁구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유남규와 약식 탁구 게임을 즐겼습니다. 그의 스윙 실력은 경기를 관람하던 관중을 놀라게 할 만큼 수준급이었다고 합니다.


나라도 챙기고, 나도 챙기고!

-차기 대통령의 취미는 과연?

취미 생활은 스트레스 해소와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삶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대통령이라면 같은 취미를 가진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도 있죠. 다가올 제20대 대통령은 어떤 취미로 국민에게 다가올까요?

cyj7110@fnnews.com 조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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