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경총·무협 등 경제단체
"기업 활력 제고" 한목소리
경제단체들이 3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주요 후보들에게 공약 제언집을 전달하고, 재계 요구사항을 당부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정부와 여당의 각종 규제법안에 시달렸던 경제단체들이 대선 이후 국면 전환을 위해 일찌감치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기업 활력 제고" 한목소리
■최태원, 재계 제언 전달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지금까지 윤석열, 이재명, 심상정 후보와 잇따라 회동하고 경제계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경제계의 요구를 담은 '20대 대선에 바란다,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을 전달했다. 제언집에는 기업들이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낡은 제도를 뜯어고치고, 산업발전을 지원해 달라는 내용이 중점으로 담겼다. 최 회장은 윤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도 규제 완화와 법제도 개선을 재차 강조하면서 재계의 어려움을 살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재명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도 환경 문제, 탄소규제 등으로 기업들의 운신 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호소하고 축소와 시스템 개선을 당부했다. 심상정 후보에게는 공약 중 하나인 주4일제에 대해 기업들에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윤석열·이재명 후보에게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과감한 규제개선과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또 상속세와 법인세, 부동산 세제 같은 조세제도를 개선해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안전·환경 등에서 기업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애로사항과 개선점을 담은 정책건의서도 주요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경총은 특히 이 후보와 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토론 행사도 마련해 경제계 현안들을 상세히 전달했다.
■수출 등 정책반영 요구
무역협회도 이재명 후보에게 무역통상전략제언집을 전달하면서 무역업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자열 무협회장은 "수출기업의 혁신 및 신생기업과의 융합을 통한 지속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수출 현장의 목소리를 차기 정부 정책에 적극 반영해주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구 회장이 전달한 제언집에는 무역업계 최고경영자 322인에 대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대응, 무역 혁신 등의 세부과제를 담았다.
해운협회도 최근 윤석열 후보에게 해양산업계 정책공약집을 전달했다. 협회는 정기선사 공동행위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정책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해운 공동행위 감독 권한을 규율되도록 규정하는 해운법 개정안을 조속히 국회를 통과시켜줄 것을 건의했다. 대선 후보들이 경제단체와 잇단 회동을 하는 것은 반기업 정책을 쏟아냈던 현 정부와 차별성을 부각하고 경제 행보를 통해 친기업적인 이미지를 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단체들은 지난해 정치권이 재계와의 소통 없이 각종 중대재해법, 기업규제 3법 등을 잇달아 통과시킨 것과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유력 후보들에게 재계 입장을 일찌감치 각인시키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다. 재계 관계자는 "선거철에 후보들이 친재계 행보를 보이기 마련인데, 이 중에는 반기업적 공약을 내놓고 있는 후보들도 있다"며 "재계 입장에서는 후보들과의 접점을 늘리면서 대선 때까지 최대한 기업들의 고충을 전달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