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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눈물·尹 손편지… 또 고개드는 '눈물샘' 선거전, 이번에도 통할까 [2022 대선 D-40]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7 18:06

수정 2022.01.27 18:06

노무현 눈물로 대선 역전 발판
"감성팔이로 유권자 표심 공략"
"국민 아닌 본인 위한 것, 가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4일 서울·경기 매타버스 '걸어서 민심 속으로'의 일환으로 경기 성남시 상대원시장을 찾아 즉석 연설을 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4일 서울·경기 매타버스 '걸어서 민심 속으로'의 일환으로 경기 성남시 상대원시장을 찾아 즉석 연설을 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이번 설 연휴 이전에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직접 쓴 약 200만통의 편지를 호남지역 유권자들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사진은 윤 후보가 손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
국민의힘은 이번 설 연휴 이전에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직접 쓴 약 200만통의 편지를 호남지역 유권자들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사진은 윤 후보가 손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
대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권자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이른바 과거의 '눈물샘 선거전'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과거 대선때마다 대선후보의 눈물은 유권자를 향한 애틋한 진심, 예비 국가지도자의 감성적 면모, 표심을 겨냥한 수단 등의 '경계선'에서 때론 유권자를 울리기도 했고 실제 득표에도 도움이 되곤했다.

이른바 정과 이웃에 약한 한국인 특유의 감성을 건드리는 선거전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반성의 큰절과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의 스토리텔링을 눈물에 담았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호남민심을 향해 구애의 손 편지를 보냈다.

다만 일각에선 정책과 비전 대결보다는, '감성팔이'라고 평가절하되기도 하는 등 이번에도 후보들의 '감성 저격모드'가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 李-눈물, 尹-손편지 '감성모드'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거듭된 반성과 사과를 통해 '읍소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부족했다" "실망시켜드렸지만 정말로 변하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유세 도중 형수에게 한 욕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을 놓고도 자신의 어려웠던 가족사까지 들춰내보이며 오열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눈물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호남인 광주·전남·전북 200만여 가구에 직접 쓴 손편지를 발송했다. 편지에는 이번 대선에 출마한 소회와 각오, 호남 발전 정책 비전이 담겼다. 정치적 불모지인 호남에 감성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이 후보도 국민들에게 손편지를 쓰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양당은 서로 '원조'라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역대 대선국면에서 후보들의 눈물은 많이 등장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눈물은 많은 국민들의 감성을 건드렸고, '이성'의 대표주자였던 이회창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50만표차로 따돌리는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2007년에는 이명박 후보가 "경제를 살려달라"고 말하는 할머니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고. 김대중,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기간 흘린 눈물이 크게 주목 받으며 표심을 자극했다.

■진정성 유무에 효과는 '반반'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정치인들의 눈물은 불가피한 캠페인 양식이라는 데에는 뜻이 같았지만, 대선 주자의 눈물이 '쇼'로 비쳐질땐 오히려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통화에서 "여야 두 후보 모두 호감도가 낮으니, 눈물 캠페인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양식"이라며 "다만 단순히 이미지 정치로 소비하고 끝나지 말고, 진정성 있게 그에 합당하는 정책과 비전을 나타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의 눈물에 대해선 "워낙 처절하게 살았던 사람"이라며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겸허하게 성찰하고 이후에 과감한 행동으로 나아간다면 눈물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국민 눈물을 닦아주는 지도자가 되어야지 본인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것은 지도자로서 적합한 모습이 아니다"라며 "감동을 일으킬만한 눈물이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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