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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앤 크레이지’ 종영까지 짜릿한 크레이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9 10:12

수정 2022.01.29 10:12

배드 앤 크레이지 /사진=tvN
배드 앤 크레이지 /사진=tvN

[파이낸셜뉴스] tvN 금토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가 마지막까지 예측 불가한 전개와 짜릿한 임팩트의 엔딩을 그리며 지난 7주간 12부작의 막을 내렸다.

지난 28일 방영된 최종회에서는 치료감호소에서 탈출한 류수열(이동욱 분)이 K(위하준 분), 이희겸(한지은 분), 오경태(차학연 분)와 공조해 신주혁(정성일 분)과의 끝장전을 펼쳤다. 특히 신주혁의 이중인격 가면을 벗기고 그가 정윤호(정윤석 분)임을 밝히는 게 급선무였다. 이후 류수열은 양근수(최광제 분)가 10년 전 근무했던 병원 진료 기록을 통해 신주혁이 앞서 류수열을 공격했던 복면남의 이름을 차용한 사실을 알아냈다.

그런 가운데 과거 사건이 시작된 류수열의 옛집에서 두 사람의 최후의 결전이 그려졌다.
신주혁은 류수열에게 상해를 가한 채 “그때도 지금도 널 구해줄 사람은 나 밖에 없어”라며 자신의 구원을 받길 요청했지만 류수열은 스스로를 온전히 믿으며 그의 손길을 거부했다.

결국 류수열은 신주혁을 향해 분노가 담긴 회심의 박치기로 그를 단죄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K는 류수열에게 “넌 내가 아니라 네가 구한거야”라는 말을 건네며 애틋하게 이별했다.

극 말미 부정 청탁을 받은 경찰청장에게 날린 류수열의 강렬한 발차기 한 방은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 사슬을 끊기 위해 나선, 모두가 기다려왔던 히어로의 탄생을 알리며 사이다를 폭발시켰다. 이처럼 마지막까지 통쾌한 대리만족을 안긴 ‘배드 앤 크레이지’가 남긴 것을 짚어봤다.

■ tvN 장르물 외연 확장

부패 형사 류수열과 그의 양심이 의인화된 인격 K의 브로맨스라는 참신한 소재는 ‘배드 앤 크레이지’의 통쾌한 액션과 범죄를 척결해 나가는 사이다 전개에 강력한 힘과 다채로운 맛을 부여했다.

자아가 분열된 한 몸에서 본체 류수열과 이중인격 K는 만나면 늘 티격태격하지만 절로 웃음을 유발하는 케미와 악인들의 만행을 막기 위한 고군분투, 통쾌하고 화끈한 액션으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여기에 베일에 싸인 류수열의 과거와 잃어버린 기억, K의 탄생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리하고 해석하는 장르적 재미와 쾌감을 선사했다. 이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붙잡으며 지루할 틈 없는 몰입감을 선사, tvN표 장르물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 액션-멜로-코미디 다 된 이동욱-위하준

이동욱은 극중 출세지향 결과주의 형사 ‘류수열’ 역을, 위하준은 미친 정의감의 헬멧남 ‘K’ 역을 맡아 액션, 멜로, 코미디까지 모든 장르를 넘나드는 활약을 펼쳤다.

이동욱은 K를 만나 류수열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경쾌하게 풀어냈다. K가 류수열의 육체를 지배했을 때는 180도 돌변한 눈빛으로 캐릭터를 풀어내는 등 배드 앤 크레이지한 양면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열연으로 몰입력을 높였다.

위하준은 류수열의 또 다른 인격이자 썩어빠진 쓰레기들을 처단하러 온 이 시대의 마지막 히어로 캐릭터에 대한 세심한 접근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정의를 위해서라면 직진밖에 모르는 K를 귀엽게 그려내면서 특유의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배드 앤 크레이지’를 한번 맛보면 멈출 수 없는 캐릭터 맛집으로 불리게 했다.

■ 성장형 히어로 통해 보여준 메시지의 힘

‘배드 앤 크레이지’는 사건이 중심이 아닌 ‘성장형 히어로’로 대변되는 류수열의 심리와 행동에 집중한 플롯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류수열은 위기의 순간마다 곁에서 자신을 격려하는 K를 보며 스스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잃지 않고 사명을 깨달았다.

류수열의 성장과 고민을 서사로 납득시켜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고, 정의와 나 자신을 위해 싸우는 인간적인 히어로의 탄생을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그려냈다.

무엇보다 범죄 사건의 진실을 쫓는 미스터리를 통해 피해자의 트라우마와 그들이 겪는 고통 등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화두로 올리며 이를 곱씹게 만드는 메시지의 힘을 발휘했다. 특히 가정 폭력, 아동 학대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와 맞닿은 질환들을 다루며 현대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한지은-차학연에서 정성일-김히어라까지

이동욱, 위하준뿐 아니라 한지은, 차학연 등은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연기력으로 시너지를 만들었다. 열정적인 형사 이희겸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 한지은은 물오른 액션과 함께 전 남친 류수열과 다시 엮이는 구연인 로맨스로 설렘을 안겼다.

높은 텐션과 끈끈한 유대를 오가는 두 사람의 관계가 안방극장의 온도를 달궜다. 살인사건의 진범을 집요하게 쫓으며 뜨거운 에너지를 발산했던 ‘오경태’ 차학연의 집념 넘치는 모습이 빛난 가운데 선배 양재선(차시원 분)과의 티키타카로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악역들의 존재감도 돋보였다. ‘신주혁’ 역의 정성일, ‘용사장’ 역의 김히어라, ‘안드레이’ 역의 원현준은 찰나의 등장에도 뇌리에 박히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미스터리를 배가해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여기에 ‘양근수’ 역의 최광제, ‘류동열’ 역의 김대곤, ‘김계식’ 역의 임화룡, ‘도유곤’ 역의 임기홍 등 출연 배우들이 캐릭터에 착붙한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의 눈을 붙들어 맸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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