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은 전세계 남자 테니스 트로이카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41·스위스, 세계랭킹 17위) 및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 세계랭킹 1위)와 함께 그랜드슬램 20승 기록을 갖고 있었으나 이번 대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최다승 기록을 먼저 갈아치웠다.
나달은 지난 30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6·러시아, 세계랭킹 2위)를 상대로 먼저 두 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투지를 보이며 정상에 올랐다.
노장 나달의 역전승도 감격스럽지만, 유독 호주 오픈에 인연이 없었기에 더욱 뜻깊은 승리였다. 나달은 지난 2009년 이후 무려 13년간 호주오픈과 인연이 없었다. 나달은 '흙신'으로 불리면서 클레이코트에서 유독 강하지만 호주 오픈과 같은 하드 코트 경기장에선 맥없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메드베데프에게 두 세트를 내리 내줬지만 관록으로 세 세트를 내리 따내며 5시간 24분 접전을 3-2(2-6 6-7[5-7] 6-4 6-4 7-5)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나달이 호주오픈에서 우승하자 경쟁자인 페더러와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조코비치도 축하를 보냈다.
페더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말 대단한 경기였다. 내 친구이자 위대한 라이벌인 나달에게 최초로 남자단식 21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둘 다 목발을 짚고 있다는 농담을 했다.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페더러는 "나달의 놀라운 직업윤리, 헌신, 투지는 나는 물론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며 "나달과 지난 18년 동안 함께 하고 많은 것을 성취하도록 서로 밀고 당기는 역할을 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나달의 21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은 놀라운 성취다. 매우 인상적인 투지를 보여줬다"며 "엔호라부에나(노력에 따른 성취를 축하할 때 사용하는 스페인어)"라는 글을 남겼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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