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은 토론 불발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강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고 요구해 토론회 개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이 토론을 꼭 성사시키고 싶었다"면서 "지금 현재 시간으로 보면 상당히 물리적으로 세팅하고 하는 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 검증을 회피하기 위해 이번 양자토론을 거부하려는 듯하다"며 "아직도 '자료 없이 하는 토론'을 고집하고 있는데 도대체 자료 없이 하는 후보 토론이 전례가 있었나. 왜 말도 안되는 고집을 부리는 거냐"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 관리규정 제9조에 'A3 용지 규격 이내의 서류·도표·그림·그 밖의 참고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가 명시된 점을 들어, "규정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이재명 후보가 무슨 명분으로 막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토론회에서 말재주를 부릴 때 정확한 팩트를 제시하며 반박해야만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며 "'자료 없는 토론'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곧 이재명 후보가 이번 양자토론에서도 거짓말로 일관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당장 양자토론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후보는 답안지 한장 없으면 토론을 하지 못하냐"며 반박했다.
애초부터 국민의힘이 '무자료' 토론을 요구했고, 이에 민주당이 주제 없는 자유토론을 요구했지만 이를 국민의힘이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주제도 없는' 토론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가 요구한 모든 조건을 전부 수용했다"면서 "그런데 윤 후보 측이 자료반입을 요구하며 손바닥 뒤집듯 자신이 한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차라리 '삼프로TV'에서 밝혔던 것처럼 정책토론은 할 생각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나온 후보가 보좌진이 써 준 모범답안 없이는 국정이나 정책에 대해서 토론할 능력이 없다니 참으로 딱하다"며 "국민께서 바라는 후보는 남이 적어준 답변대로 말하는 후보,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하는 후보는 아닐 것"이라고 맹폭했다.
다만 두 후보는 오는 2월3일 예정된 대선 4자토론에는 참석할 전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함께 진행되는 토론회는 TV로 중계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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