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1월 증시 ‘역대급 악재’, 동학개미 '악몽'…“장도 안좋은데 악재까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31 16:10

수정 2022.01.31 16:10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대규모 횡령사건을 겪은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해당 여부를 발표하기로 한 24일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간판. 심사대상에 해당하면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사진=뉴시스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대규모 횡령사건을 겪은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해당 여부를 발표하기로 한 24일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간판. 심사대상에 해당하면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최근 미국의 긴축 정책으로 인한 국내 증시 약세 속에 횡령과 분식회계, 상장폐지, 내부자거래 혐의 등과 더불어 공장 화재, 건물 붕괴 등으로 악재가 터지며 증시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기업공개(IPO) 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도 주식거래 대금을 1년여 만에 최저치로 끌어내리며 증시 기운을 빼놓고 있자 개미들은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재무팀장이 자기자본의 90%에 달하는 금액인 1880억원을 횡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래정지됐다. 이후 KRX 바이오지수는 15.96% 급락했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판매가 일제히 중단됐다. 향후 횡령액은 2215억원으로 늘어났다.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하는 조사 기간을 15영업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최악의 상황인 '상장폐지'는 일단 피했지만 사실상 제2의 신라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 회사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집단소송을 냈고 원고 측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오킴스의 엄태섭 변호사는 26일 주주 26명을 대리해 2억3000만원가량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사모펀드와 경영권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30 개미’가 지난해 가장 많이 담은 종목 중 하나인 카카오도 대규모 악재가 터졌다. 지난해 12월 10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44만993주(900억 원)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도했다. 경영진은 총 878억원 차익을 챙겼다. 류 대표는 23만 주를 매도해 469억원을,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로 내정됐던 신원근 전략총괄 부사장은 3만 주를 매도해 61억원을 챙겼다.

결국 지난해 고점 대비 낙폭(지난 28일 기준)이 카카오 -51%, 카카오뱅크 -57%, 카카오페이 -49% 등 커지면서 개미들의 시련도 커졌다. 이번 설 연휴가 끝나면 맏형 카카오를 제외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어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

사건 사고로 주가가 하락한 종목도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1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있는 2차전지 소재 제조 공장에서 큰불이 나면서 직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결국 이번 화재 조사로 오창 공장의 2차전지용 양극재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여기에 핵심 임원들이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금융당국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면서 주가 하락에 불을 지켰다. 금융당국은 2020년 2월 3일 에코프로비엠이 SK이노베이션과 맺은 2조7000억여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공시하기 전 핵심 임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27일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73%(2400원) 떨어져 32만61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광주에서 붕괴 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도 주가가 급락했다. 11일 광주시의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실종자가 6명 발생했고, 이 중 1명이 숨진 채 수습됐다.

사고 발생 이튿날인 12일 주가는 전날보다 19.03%(4900원) 떨어져 2만850원을 기록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사퇴' 카드를 꺼내며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주가는 다음날 14.13%(2650원) 또 떨어졌다. 27일 종가기준 주가는 사고 발생 당일(11일 종가, 2만5750원)과 비교하면 47.1%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도 시장 약세의 원인으로 꼽히면서 개미들이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데 한 몫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배터리 수주 잔액은 약 220조원으로 세계 1위에 해당한다.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이 회사는 증시에 데뷔하자마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기준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상장을 앞두고 기관과 개인 등이 매물 확보를 위해 현금 비중을 늘리면서 증시 자금 블랙홀이 돼 전반적인 증시 약세를 이끌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1월이 악재로 바닥을 친만큼 2월부터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코스피 조정장 이후 수익률 변화 분석해보면 코스피 지수는 전고점 대비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는 조정장을 15번 기록했다”면서 “그 중 7번은 주가가 10% 이상 하락한 조정장에 진입했음에도 이후 1개월 뒤 주가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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