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아동,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소셜미디어보다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고, 외로움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이들은 경고했다.
CNBC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서 문제가 되는 괴롭힘·신체 사진 배포 등이 메타버스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경고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소셜미디어보다 피해 더 커
미심리학회(APA)의 수석과학자인 임상심리학자 미치 프린스틴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도구와 새로운 가능성은 선의로도, 악의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크리에이티브기술연구소의 의료가상현설(VR) 책임자인 심리학자 앨버트 리조는 소셜미디어가 일부 아동과 청소년들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VR에서는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저 평면화면에서 관찰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에 비해 VR상에서 자신을 노출하는 것은 훨씬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리조는 "한 공간에 실제로 자신이 구현되고나면 비록 물리적으로 접촉할 수는 없다고 해도 우리는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 현실 같은 상황에 노출된다"고 우려했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로 구현되는 3차원(3D) 디지털 이미지는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프린스틴은 실제 자신과는 다르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진 아바타는 청소년들에게 특히 상당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아가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허구화하고, 이를 통해 현실의 자신과는 매우 다른 반응들을 접하게 되면 정체성에 상당한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린스틴은 그러나 기술업체들이 위험에 매우 취약한 바로 이 인구집단을 소셜미디어와 메타버스의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어떤 폐해를 불러오는지 이미 목도하고 있다면서 메타버스는 외로움을 가중시키고, 자살과 연관된 위험한 콘텐츠에도 청소년들을 더 노출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기업들 이윤 일부 희생하면 정신건강 증진에 획기적 수단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업들이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메타버스는 사용자들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USC의 리조는 메타버스의 VR을 활용하면 환자들의 공감능력을 증진시켜 심리적 외상, PTSD(심리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치료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리조와 APA의 프린스틴은 기술업체들이 사용자들의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우면 부작용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비관하고 있다.
비영리기구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 최고경영자(CEO) 임란 아흐메드는 엄격한 연령 제한을 통해 흉폭한 이들이 온라인 상에서 어린 사용자들에게 위험이 되는 것을 막고, 컨텐츠를 순화하며,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신고가 들어왔을 때 이에 '신속 대응'하는 노력을 기울이면 어린 사용자들을 안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메드는 그러나 이런 조처들은 돈이 든다면서 업체들이 이윤을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페이스북에서 메타플랫폼스로 이름까지 바꾸며 메타버스 개발 의지를 드러낸 메타는 12월 '호라이즌 월즈'라는 VR 소셜플랫폼을 출범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같은해 3월 3D 기업회의가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업체 로블록스, 에픽게임스 등도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에 메타버스를 접목시키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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