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 이모코그 노유헌 대표
치매 치료 시공간적 제약 줄이고자 창업 도전
소외계층 돕는 디지털 치료 플랫폼 꿈꿔
치매 치료 시공간적 제약 줄이고자 창업 도전
소외계층 돕는 디지털 치료 플랫폼 꿈꿔
[파이낸셜뉴스] “사회적 약자를 돕는 글로벌 디지털 치료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모코그'라는 회사명처럼 말이죠"
이모코그(Emocog)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달 설립 1주년을 맞았다. 회사명에는 감정(Emotion)과 인지(Cognition)를 치료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를 지속해가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이모코그의 노유헌 대표(사진)는 경도인지장애(치매 발병 이전 인지기능 저하 상태) 노인의 인지 개선을 돕는 '코그테라'를 필두로 디지털 진단·치료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 대표는 10여년간 중앙대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연구를 해오다 창업에 도전장을 내민 케이스다. 시작은 치매 연구를 함께 해왔던 이준영 이모코그 공동대표(전 서울대 의대 정신과 교수)의 '치매 치료의 시공간적 제약을 줄여보자'는 제안 때문이었다.
노 대표는 "한 해 30만명이 경도인지장애 확진 판정을 받지만 아직 국내에는 치매 약도 제대로 없는 실정"이라며 "치매 특성상 초기에 치료만 제대로 받아도 악화를 막을 수 있지만 소외계층의 경우 그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돕고자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질환을 치료하는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다. 이모코그의 첫 디지털 치료제 '코그테라'는 노인을 타겟으로 하는 만큼 모든 구성 요소가 쉽고 간편하다. 조작버튼이 없는 대신 인지 훈련 이끌어주는 음성 캐릭터 '로라'와 대화를 나누며 인지 훈련을 받을 수 있다. 결과를 바탕으로 난이도가 자동 설정돼 개인화된 훈련을 받을 수 있다.
노 대표는 "시제품 사용자 테스트 동안 실제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이 코그테라를 체험하고는 '혼자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을 해주셨을 때 가장 뿌듯했다"며 "치매 초기 어르신들 중 홀로 거주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들을 배려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독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각광 받고 있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낯선 개념이다. 노 대표는 '해외 시장 진출'과 '국내 활로 개척'이라는 투 트랙을 동시 진행 중이다. 이모코그는 국내 유망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참가했다. 노 대표는 "CES 참가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치매 치료 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한국의 '정'이 디지털 치료 플랫폼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그테라가 '의료기기'임을 공식적으로 확인 받았다"며 "이달 중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아 본격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해 품목 허가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모코그는 향후 노인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글로벌 디지털 치료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노 대표는 "치매 뿐 아니라 파킨슨, 어린이 학습 장애 등 약이 뚜렷하게 개발되지 않은 질환을 앓는 이들을 돕는 치료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뒤 노인, 아이들을 위한 병원을 짓고 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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