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끊이지 않는 네거티브, 유권자는 지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03 18:45

수정 2022.02.03 18:45

후보 배우자 두고 난타전
대한민국 미래 비전 실종
국민의힘 유상범(가운데) 법률지원단장과 이두아 부단장 등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 전 경기도청 5급 공무원 배모 씨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강요죄, 의료법위반죄 등 고발장 제출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유상범(가운데) 법률지원단장과 이두아 부단장 등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 전 경기도청 5급 공무원 배모 씨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강요죄, 의료법위반죄 등 고발장 제출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력 대선후보 배우자를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이 무한대로 이어지고 있다. 화살은 김건희씨에서 김혜경씨로 옮아가는 모양새다. 김건희씨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다. 대선후보의 배우자 검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의 파헤치기가 과연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종종 후보들의 정책보다 배우자 의혹을 다루는 기사가 포털 뉴스를 도배한다. 그야말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 아닐 수 없다.

김혜경씨는 남편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때 부하 직원을 사적으로 부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씨는 2일 자신을 둘러싼 '황제의전' 논란에 대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이재명 후보는 3일 입장문을 내고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은 언제 터질지 모를 휴화산이다.

앞서 김건희씨는 접대부 '쥴리' 의혹을 받았다. 이어 허위이력 논란이 터졌다. 윤석열 후보는 허위이력 논란에 머리를 숙였고, 김씨 본인도 지난달 26일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어 지난달엔 사적으로 나눈 7시간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은 다시 '무속' 논란으로 번졌다. '미투'로 수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옹호하는 듯한 김씨의 발언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됐다.

두 김씨를 둘러싼 의혹은 지켜보는 이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그러나 그 통에 정작 이번 대선은 길을 잃었다. 후보들이 향후 5년간 대한민국호를 어디로 이끌고 가겠다는 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이 후보는 표만 되면 뭐든 다하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윤 후보는 반문이면 뭐든 다하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네거티브의 홍수 속에 유력 후보들마저 또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멋진 승부를 기대한 유권자들로선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후보들이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를 당장 중단할 것을 제안한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으나 곧바로 윤 후보를 공격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대선일(3월 9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라도 후보 본인과 정책에 집중할 때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후보의 배우자, 아들, 장모의 개인사에 묻혀서야 되겠는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