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로 나와 네티즌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8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장면에서 분홍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은 여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 여성은 긴 머리를 하나로 땋아 치마와 비슷한 분홍색의 댕기를 선보였다. 이 같은 모습은 전세계에 중계됐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또 다시 시작됐다며 우려와 분노를 나타냈다. 또 개회식에서 상모와 장구를 치는 모습도 중국 전통문화처럼 표현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네티즌들은 “중국은 동아시아 문화는 다 자기네 것이라고 생각하나”, “역시 저질국가”, “이러다가 한글도 중국어 방언이라고 할 기세다”, “아 진짜 중국 너무 싫다”, “저거 정식항의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가만 있냐”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와 여당이 중국에 문제를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 동북공정 멈춰! 한복, 장구에 상모돌리기까지?”라며 “중국의 문화침탈에 국가적으로 비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메이드 인 차이나’가 되어버린 한복,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라며 “1년 동안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은 현 정부의 대중 굴욕외교를 보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 영상에 우리 문화를 훔쳐 소개했다고 지난해 국감에 미리 경고했고 분명 장관이 유의하겠다 했는데?”라며 “국회의장, 문체부 장관 직관하시지 않았나. 최소한의 국민의 자존심, 배알을 빼놓을 정도로 신나게 넋놓은 개막식이었나”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글을 올렸다.
이 가운데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한복을 입고 개회식 현장에 앉아있는 모습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황 장관은 붉은색의 한복 외투인 두루마기를 입고 우리나라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쓴 채 관중석에 앉아있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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