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4번째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맏형' 이승훈(34·IHQ)은 어깨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았다. 부담 없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했다는 그는 "후배들을 잘 따라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승훈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1만m 금메달을 차지, 세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당시 이승훈은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선수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매스스타트 금메달, 팀추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 3번의 올림픽을 경험한 이승훈은 부담 없이 이번 대회에 임한다. 이승훈은 지난 4일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아직 몸이 무겁지만 대회까지는 시간이 남았다. 준비를 잘 하면 될 것 같다"며 "지금까지 출전했던 올림픽 중 마음이 제일 편하다"고 밝혔다.
이어 "매스스타트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수식을 받지만 큰 부담 없다. 그동안 오랜 시간 쉬었기 때문에 앞선 올림픽에 나갈 때와 비교하면 준비가 덜 됐다는 느낌도 받는다. 그래서 더 부담을 내려놓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4번째 올림픽에 임하는 베테랑 이승훈도 이번 대회 분위기는 낯설다.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폐쇄루프로 대회가 진행돼 선수들의 이동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승훈은 "대회 분위기가 가라앉아 올림픽 출전 감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웃은 뒤 "앞서 3번의 올림픽을 앞두고는 설레고 흥분도 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편안하다. 마치 국내 대회를 앞둔 느낌"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베이징 선수촌 생활이 답답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전부터 방역에 신중을 기하며 엄격하게 통제했다. 이전 국제대회에서도 조심했다"며 "안전을 위한 통제기 때문에 괜찮다"고 큰 문제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 매스스타트와 함께 팀 추월에도 출전한다. 이승훈은 평창에서 은메달을 합작했던 김민석(23·성남시청), 정재원(21·의정부시청)과 팀을 이뤄 대회에 나선다.
만약 팀 추월에서 메달을 목에 건다면 개인 통산 6번째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성공한다면 한국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된다.
이승훈은 "팀 내 비중이 4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줄었다. 이번에는 내가 민석이, 재원이를 따라가야 되는 상황"이라며 "내 기량이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진 것이 아쉽다. 예전의 내 기량에 지금의 재원이, 민석이 기량이 더해지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민석이는 1500m 경기력 측면에서 많이 성장한 것이 보인다. 올 시즌을 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때보다 기량이 더 올라왔다. 이번 대회에서 기대가 많이 된다"며 "재원이도 팀추월과 매스스타트에서 성장한 모습이 보인다"고 두 후배들의 성장을 칭찬했다.
이승훈은 올해 한국 나이로 35세로 적지 않은 나이다. 그와 밴쿠버에서 금메달을 함께 수확했던 친구 이상화와 모태범은 4년 전 은퇴 후 이번에 해설위원으로 베이징을 찾았다.
이승훈은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고 응원도 받았다"면서 "이제는 동호인처럼 1주일에 3회 정도 운동을 한다. 지금처럼 운동을 계속하면서 4년 뒤 올림픽 진출도 도전할 수 있다"면서 "대표팀에 선발되면 4년 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올림픽에도 뛸 생각"이라며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