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강도 도발 후 고강도 도발' '섞어쏘기' 등 대비, 방책 마련 시급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새해 들어 무려 7차례나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정세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다음 도발 수위를 놓고 인공위성체를 가장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ICBM은 사거리가 5500km 이상인 탄도미사일로 핵탄두를 장착한 전략핵무기로 분류돼 만일 북한의 추가 도발시 미국이 추가 제재에 나설 지, 아니면 북·미대화 재개를 서두를 지 이목이 쏠린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월 한 달새 7차례나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 한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긴장시켰다.
특히 지난 달 30일 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은 지난 2018년 이후 중단해온 핵실험과 ICBM 실험유예 철회(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이후 전략도발이란 점에서 일각에선 ICBM 도발을 위한 의도적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전문가들은 북한의 다음 도발 카드가 인공위성 발사체를 위장한 ICBM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을 내놓고 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의 IRBM 발사는 ‘활동 재개’로 선회하는 '분명한 신호탄'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베이징올림픽 등으로 당장 ICBM 발사 징후가 없다는 안도는 북한의 노림수에 빠져드는 위험한 태도"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후 한·미가 이것에 대응, 집중하는 사이 바로 다음날 (연료주입 시간을 줄여주는)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한 ICBM을 기습 발사할 수 있다"며 "한·미 대응에 혼란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기습의 효과를 노릴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은 전력적 우위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도 나왔다.
반 센터장은 "북한으로선 ‘섞어 쏘기’도 염두에 두고 있는 카드로 보아야 한다"며 "서해에선 해안포 사격, 동해에선 SRBM·ICBM·SLBM 등을 발사할 경우 탐지·요격에 혼선과 전략적 우위 선점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북한의 이 같은 "저강도 직후→고강도 도발'과 ‘섞어 쏘기' 등 다양한 동시다발적 도발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우리 군 당국은 ICBM 발사 징후 유·무를 넘어 북한이 무기체계의 고도화·다종화로 도발 선택지가 많아졌음을 인식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기반한 정교한 ‘방자의 방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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