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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배터리 원자재값… 글로벌 전기차 보급 발목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06 17:46

수정 2022.02.06 18:08

코발트 119%↑ 탄산리튬 569%↑
1년새 핵심 원자재 공급망 폭등
배터리값 10년만에 상승세 전환
전기차 가격 하락에 찬물 끼얹어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올해 급등하면서 공급 부족사태를 야기할 전망이라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중국 안후이성 성도 허페이의 배터리업체 옥틸리온 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올해 급등하면서 공급 부족사태를 야기할 전망이라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중국 안후이성 성도 허페이의 배터리업체 옥틸리온 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전기자동차의 생산 원가중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배터리 값 급등으로 전기차의 대중화가 더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1년새 배터리용 코발트 가격은 119% 급등했고, 황산니켈은 55% 뛰었다. 탄산리튬은 569%나 폭등했다.


일부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전기차 업체들과 매우 낮은 가격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왔지만, 최근 변동가격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충격을 배터리 가격 인상으로 완화하기 위한 조처다. 올해 리튬시장이 사상 최대 공급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비관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 추방으로 앙금이 남아있는 세르비아가 영국·호주계 광산업체 리오틴토의 리튬채굴권을 회수했다. 리오틴토는 세르비아 광산 개발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급 리튬을 연간 5만8000t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호주와 관계가 틀어진 세르비아의 정책변경으로 리튬 공급 전망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환경훼손이었지만 조코비치를 호주가 추방한 것이 방아쇠가 됐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이미 가격 인상에 들어갔다. 비야디(BYD)는 일부 모델 가격을 1000달러 넘게 올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니켈 부족을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테슬라의 리튬철인산(LFP) 배터리는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57%에 장착됐다. 1년 전에는 절반에도 못미쳤다. LFP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같은 값비싼 금속보다 값싼 철을 사용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이 있다. NCM(니켈·코발트·망간)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운행거리가 짧다. 리튬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단점도 있다.

그 대안은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이 지난해 공개한 이른바 '나트륨이온 배터리'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리튬 소요량이 줄어든다.

아직은 실험실에서만 성공했다. 그러나 CATL은 2023년까지는 개발을 완료해 배터리 공급망에 편입시키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배터리 가격 하락은 전기차 보급 확대 일등공신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팔린 전기차는 630만대가 넘는다. 전년비 112% 폭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후위기 인식이 높아져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전기차 값이 낮아지자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리튬이온 배터리 평균 가격은 2010년 이후 90% 폭락했다. 지금은 킬로와트시(kwh)당 130달러 수준까지 낮아졌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 가격이 같아지는 기준점은 kwh당 100달러 수준이다.
많은 이들이 2024년에는 이 기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기대해왔다.

그렇지만 리튬,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 가격이 수십년에 걸친 하락세를 뒤로하고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전기차 가격 하락에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배터리공급망을 추적하는 벤치마크미네럴인텔리전스(BMI)의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캐스파 롤스는 "현재 공급망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로 인해 kwh당 100달러 전망은 회의적이 됐다"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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