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쌀 포대 QR심어 재배과정 공개… 젊은세대 입맛 사로잡았죠"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06 17:58

수정 2022.02.09 10:28

채널스케치
오덕쌀 등 곡류 가공 스타트업
국내 양곡시장 30년간 정체돼
정보전달 차별화로 고객신뢰↑
코로나 위기 속 쌀소비는 늘어
라이브쇼핑 등 판매 채널 확장
채널스케치 임철순(왼쪽), 이창호(가운데), 백동민 공동창업자.
채널스케치 임철순(왼쪽), 이창호(가운데), 백동민 공동창업자.
채널스케치가 30년 양곡 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채널스케치는 이창호, 임철순, 백동민 공동창업자가 합심해 세운 곡물 도정 및 도매업을 하는 기업으로, 노란 부리의 오리 캐릭터가 그려진 첫 작품인 '오덕쌀'을 출시했다. 오덕쌀은 출시 4개월만에 10㎏짜리 4만8000포대가 팔리며 당초 목표치를 상회하는 기록을 남겼다. 오덕쌀의 특징은 포대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지금 먹는 쌀이 어떻게 자라고 수확, 도정됐는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튜브 채널 '오덕청년'을 통해 정보 전달의 차별화도 시도하고 있다.


■젊은 감각 입힌 국산쌀 브랜드 런칭

채널스케치는 국산쌀을 브랜딩을 통해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 구리시 구리시청년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난 임철순 공동대표는 "수산이나 축산 같은 분야만 해도 다양한 방법과 채널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브랜드가 많은데 양곡은 거의 없었다"며 "영업 방식이나 고객들과의 소통이 너무 옛날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마음에 창업했다"고 말했다.

국내 양곡시장은 특정지역 생산 쌀을 브랜드화 한 제품은 많지만 신세대 감각의 아이디어가 접목된 제품은 전무한 실정이다.

임 대표는 "전국 각 산지에 정말 맛있는 쌀이 많았는데 제대로 브랜딩이 되지 않으면서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며 "특히 우리나라 각 산지에 맞게 자체개발 된 신품종의 맛있는 쌀을 적극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처음 선택한 품종은 충북 보령과 서천 지역에서만 나는 친들미다. '친들'은 병충해에 강하도록 개량돼 농약을 적게 사용해 재배할 수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만세보령협동조합과 협약을 통해 쌀을 재배하고 도정한다. 이 과정을 영상 컨텐츠로 만들어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센세이션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오리 캐릭터의 패키지 또한 신생 브랜드를 눈에 띄게 하는 차별성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쌀 소비량 증가… 위기가 기회

채널스케치는 쌀 소비가 줄어드는 현 상황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관심도가 떨어지며 시장이 줄어들었을 뿐 사업성은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쌀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하거나 소통하지 않아서 관심도가 떨어진게 아닐까 생각했다"며 "쌀 소비가 감소하고, 시장이 죽고 있다는 것은 편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임 대표는 "코로나 이후 생활습관이 급변하고 구매패턴도 바뀌면서 가정에서의 식사용 쌀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며 쌀을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을 뿐 사업적으로 시도해볼 만한 여지는 더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양곡시장 규모는 연간 대락 7조7000억원에 달한다. 그 중에서 시장 급식이나 공장 등에 들어가는 것 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소비자와 직접 거래되는 시장만 5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임 대표는 "최근 1-2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4㎏짜리 작은 패키지를 출시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면서 "오덕쌀의 BI인 오리 캐릭터도 더 작고 귀엽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 판매량의 3배가 목표다. 쌀 가격이 폭락하면서 목표 실현이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판매 채널 확장 등을 통해 극복할 계획이다. 라이브커머스와의 협업은 이미 확정됐고, 홈쇼핑 채널 판매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성장기에 좋은 잡곡, 수험생에게 필요한 잡곡, 혈당관리에 좋은 잡곡 등 테마잡곡을 선보일 구상도 있다.

채널스케치는 5년 뒤 세계적인 청과기업 '델몬트' 같은 한국 대표 농수산물 기업이 목표다.
쌀이라는 1차 원물을 기본적으로 취급하면서 농산물, 청과, 수산물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확장해 신뢰를 줄 수 있는 상품들을 더 개발하고 유통해서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는 농산물 전문 기업이 되고 싶다는 것.

스타트업의 특성 상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가지고 준비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그는 "오덕쌀의 디자인, 품질, 맛, 재구매의사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과 함께 높은 평점으로 고객의 소리를 확인하고 나니 감동이 밀려왔다"면서 "남들은 축소되는 시장이라고 하지만 1차 농산물의 특성을 잘 살리면 다른 시장보다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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