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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금 정치판으로는 경제 못살려..단일화 없다" [인터뷰]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07 16:51

수정 2022.02.08 13:02

김동연 후보. 사진=서동일 기자
김동연 후보.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정치개혁이 1순위입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는 7일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초체력이 떨어진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복안을 묻는 질문에 대뜸 정치개혁 의제부터 꺼내들었다. 국민 실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예산 심의와 다양한 민생법안을 쥐락펴락하는 게 정치권인데 ,거대 양당 구조와 진영논리에 갇혀 휘둘리는 바람에 정책이 제 때,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선거캠프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엉터리 진보, 엉터리 보수의 현재 정치판으로는 시장과 기업이 아무리 잘해도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경제전문가'다. 그가 정치개혁의 선결을 강조한 배경에는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의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 김 후보는 문 정부 첫해(2017년) 무려 16.4%%나 급격히 인상된 2018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청와대 참모진과 정면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직언을 위해 문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지만 참모진의 반대로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등 유력 후보들의 공약이 실천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국가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국정철학 △폭넓은 시야 △일머리 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대선공약에 너무 집착해선 안된다는 조언도 내놨다. 대선공약은 목표일 뿐 거기에 너무 집착하면 시장을 거스르고 민생을 왜곡시킬 수있다는 '사전경고'인 셈이다. 현 정부 집권 초기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도입 등으로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오히려 부작용이 컸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완주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명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으로 답을 대신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 일문일답.

대담 = 정인홍 정치부장
―부총리 시절 문재인 정부와 의견 대립이 많았는데.
▲저와 청와대가 언어의 격차가 컸다. 지향점과 일머리가 달랐다. 부총리 청문회 통과 후 청와대와 첫 미팅을 가졌는데 한 참모가 "경제운영은 부총리가 책임져주시고 경제개혁은 저희가 하겠습니다"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 저는 운영과 개혁이 어떻게 따로 떨어질 수 있냐고 완강히 거부했다. 문 정부의 의도는 선했으나 정치이념이 많이 들어가 실패했다고 본다.

―각세워 낸 성과가 있다면.
▲문 정부가 2년간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히 올려 나와 충돌했다. 그 다음부턴 속도조절을 했고 결과적으로 두번째로 낮게 올린 정부가 됐다. 대기업과 글로벌기업을 뛰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삼성을 방문했는데, 청와대가 가지 말아달라고 하더니 제가 그만둔 후엔 대통령도, 총리도 다 삼성을 갔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를 그렇게 주장했는데, 이재명 후보가 두 달전 공약으로 냈더라. 내가 제안했을 때 했으면 경제가 이렇게까지는 안됐을 거다.

―양당 후보의 공약을 평가해달라.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의 공약을 보면 서로 이름을 바꾸는게 맞아보인다. 공약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갈지 철학이 보여야 하고, 전체 경제를 보는 시야가 있어야 하고, 실천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 대선후보들은 세가지 면에서 모두 부족하다고 본다.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건가.
▲이 후보가 '국민소득 5만불 시대' 공약을 냈다. 이를 임기내 달성하려면 연간 8%씩 성장해야 하는데, 과거 박정희 정부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한국 경제는 지금 성장률 3% 달성도 쉽지 않다. 이 후보의 300만 일자리 공약도, 그중 100만개가 사회서비스 일자리인데 이는 결국 문재인 정부가 비판 받은 재정을 통한 일자리다.

―윤 후보의 공약은 어떤가.
▲임대료 3분의 1을 정부가 지원한다 하고, 애기 낳는 부모에 월 100만원을 지급한다 한다. 시장 경제에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김동연식 복지'는 무엇인가.
▲'투자로서의 복지'를 해야 한다. 그동안 국가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했다는 건 다른 말로 사화양극화가 심하다는 이야기다. 생활고를 겪는 국민을 위해 추경 재원 확대가 필요한데, 조달 방식은 국채발행 대신 올해 예산의 세출 변경부터 해야 한다. 여야가 지역구 예산을 줄이고 그래도 필요하면 국채발행을 해, 올해 늘어나는 세수로 올해 내 모두 갚자는 것이다.

―이 후보와는 자수성가 했다는 점에서, 윤 후보와는 이번 정부와 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두 후보와 친소관계는 없다. 이 후보와 양자토론(2일) 후 성남빈민촌 때 이야기를 나눴다. 이 후보가 '버스도 같이 타고 다녔는지도 모르겠다'고 친근감 표시를 하시더라. 윤 후보는 저와 다르다. 저는 정책에 각을 세웠지, 정치를 할 목적으로 그런 것도 아니었고 부총리를 그만 두고 2년 반을 야인으로 살다왔다.

―후보들과의 정책 연대에는 적극적이다.
▲후보들의 선거전략식 공약이 난무한다. 여야 후보들이 같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를 구성해서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6월 지방선거때 후보를 낼 계획인가.
▲낼 거다. 우선 이번 보궐선거에서 새로운물결에서 서울 종로, 청주 상당에도 후보를 낼 거니 새로운물결의 데뷔전을 기대해 달라.

―대선, 끝까지 완주하나.
▲뉴욕양키스의 요기베라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했다. 단일화는 전혀 생각을 안하고 있다. 양당 구조를 깨기 위해 나온 것이니, 꿋꿋하게 갈거다.

―야구에서 신생팀이 우승하기도 한다.

▲(웃음) 맞다.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다른 스포츠와 달리 감독부터 선수까지 똑같은 유니폼을 입기 때문이다.
새로운물결은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추구했기 때문에 후보부터 실무진까지 똑같은 옷을 입는다.

ming@fnnews.com 전민경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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