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일일 확진자가 3만명대까지 넘어섰지만, 정작 치명률은 2년 전 국내 유행 전 초기유입 시기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일 이후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에서 관리하는 방역 전환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다시 일상회복 진입하기 위해서는 위중증 악화, 사망 위험이 높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 대한 보호 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68%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 100만9688명 가운데 6873명이 사망한 기록이다. 지난 2020년 2~3월 국내 치명률과 유사하다.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가 기록된 지난 2월 20일 이후 3월 중순까지 국내 치명률은 1% 미만을 기록했다. 2020년 2월 29일 국내 누적 사망자는 16명, 누적 확진자 2931명으로 치명률은 0.55%였다.
독감으로 인한 치명률 0.04~0.08%보다 아직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위중증 환자 발생이 억제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점진적 '위드 코로나' 방역을 준비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평균 위중증 환자 발생 추이는 1월 1주 932명에서 2주 732명, 3주 517명, 4주 469명으로 감소했다. 2월 1주차에는 272명을 기록해 300명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위중증 환자 감소세는 지속 유지 중이다.
그러나 단순히 낮은 치명률만을 기준으로 위드코로나를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일일 확진자 수가 지속 증가하면서 밀접 접촉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확률도 함께 높아졌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위중증 발생이 적다해도 확진자 수에 따른 고위험군 전파 가능성은 여전한 것이다. 60세 이상이나 기저질환자, 집단거주 요양시설에 전파될 경우 또다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실제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수는 1월 마지막주 1만1873명에서 2월 1주차 2만2656명으로 1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확진자 발생 비율은 3차 접종 등의 효과로 인해 전체 확진자의 8.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체 확진자 발생 규모가 늘어난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기간 60세 이상 확진자는 1주 전보다 118.2% 증가한 일평균 2075명을 기록했다. 1124명의 고령 감염자가 더 늘어난 것이다.
연령대별 사회 생활이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중 위중증 환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추가 전파 위험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각 가정 내 전파 위험도 청소년 확진자 증가로 높아진다. 18세 이하 확진자는 2636명(82.7%) 증가한 일평균 5824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다시 일상회복에 들어가더라도 고령자 우선 4차 접종, 요양병원·시설 등에 대한 방역은 별도 관리 및 강화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하루 10만명 신규 확진자 발생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중환자 관리 위주로 해야 한다는 점과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를 한다"면서도 "하지만 성급한 대책은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미접종자 및 중증 환자 증가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도 "당장 방역을 완화하거나, 강화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언제가 유행 정점일지 판단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미리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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