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김지현 기자 = 모로코에서 32m 깊이의 우물에 빠진 라얀 어람(5)이 결국 숨진 채로 발견되자 전세계적으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라얀 어람의 장례식이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라얀을 추모하기 위해 마을에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서도 라얀을 추모하는 물결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라얀의 죽음이) 온 세상을 하나로 묶었지만, 결국 우리의 가슴은 산산조각 났다"라며 애도를 표했다.
또다른 시민은 "소년이 겪었을 두려움, 허기짐, 고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라며 라얀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한 시민은 라얀을 추모하는 삽화를 게재하며 "라얀은 다양한 국적, 종교,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모았다. 그의 생존을 위한 투쟁은 항상 기억될 것이다"라고 추모했다.
당국을 비판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 시민은 "아직도 라얀이 죽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라며 "라얀이 빠진 우물에 진작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조치를 했어야 한다"라며 비판했다.
한편 구조대원을 삽화로 그려 게재한 시민들도 있었다. 한 시민은 "모든 영웅이 망토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조대원의 노고를 기렸다.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사망한 라얀의 부모에게 전화로 애도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얀을 구하기 위해 온 국민이 뭉쳤으며, 아이를 구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라고 격려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라얀의 가족과 모로코인들의 고통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리버풀 F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바르셀로나, FC세비야 등 축구 구단에서도 아랍어 트위터 계정을 통해 소년의 죽음을 애도했다.
앞서 산악지대인 모로코 북부 쉐프샤우엔주 타모롯에 살던 라얀은 1일 아버지가 보수작업을 하던 우물에 빠졌다.
우물의 깊이는 32m나 됐지만, 우물 입구는 직경 45cm에 불과해 출동한 구조대는 안으로 바로 진입할 수는 없었다.
결국 구조대는 우물 옆 토사를 32m 깊이까지 수직으로 파내고 우물 벽 쪽 수평 방향으로 굴을 뚫는 방식으로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우물 안에 갇힌 라얀을 위해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산소와 물 등을 우물 안으로 계속해서 내려보내기도 했다.
또한 그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조위원장에 따르면 카메라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판단할 수는 없었다.
수백 명의 마을 주민은 구조 대원들과 함께 주변에 모여 구조 현장을 지켜봤다.
구조 작업 닷새째인 5일 밤 구조대원들은 마침내 소년을 우물에서 건져냈다.
구조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은 아이가 구조되는 것을 보고 환호했지만 구조대 측은 아이의 상태와 관련해 어떠한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아이가 구조됐다는 소식에 모로코 현지에서는 '#SaveRayan'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하면서 기쁨을 표현했지만, 당국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가 사망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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