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와 미묘한 시점서 회동 연일 파장...김종인 "특별히 관심 갖을 일 아냐" 일축, 후보 단일화 놓고 국민의힘 탑다운방식 협상 시나리오도 급부상, 이준석과 갈등 재연 우려도.
[파이낸셜뉴스] 3.9 대선이 막판까지 여야 후보간 혼전양상이 거듭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후보 단일화론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도와줬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입이 불발되더라도 국민의힘과 재결합을 막으려는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양쪽이 모두 중도표심 확장을 통해 필승카드 찾기를 위해 연일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가 김 전 위원장과 전날 저녁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로 80분간 회동을 한 사실을 부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회동 내용에 대해선 양쪽 모두 입을 굳게 닫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어떤 식으로든 김 전 위원장에게 지원사격 요청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두 분은 평소 스스럼 없이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라며 "김 전 위원장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여야가 모두 김 전 위원장에게 구애 경쟁을 하는 민감한 시점에서 성사돼 주목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 전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제1야당 선거 사령탑으로 정권교체론을 주장하다가 결별 뒤 총구를 아군에게 겨누는 정치적 부담은 지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에 우선 무게가 실린다.
김 전 위원장도 이날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람 한번 만난 것 가지고 뭘 그렇게 관심이 많으냐"며 "특별히 관심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그가 민주당에 합류를 않더라도 장외에서 측면지원에 나설 경우 이 후보 입장에선 중도표심 확장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또 김 전 위원장 설득이 실패할 경우에도 국민의힘과 재결합을 막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1석2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그동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 논의가 내부에서 금기어로 불렸지만 주말을 거치며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모양새다. 후보간 담판 형식의 '탑다운 방식' 시나리오까지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단일화 언급 자제령을 펴온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회의 직후 단일화 논의 본격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물론"이라며 기존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윤석열 후보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언급자체가 안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만 한다면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주말 동안 내부 논의가 급물살을 탄 걸로 보인다.
전북이 지역구인 이용호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 공론화 방식은 시한이 지났다"며 "결국 후보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에선 단일화 협상의 1차 마지노선으로 후보 등록 마감 시점인 14일 이전이 우선 거론된다. 또 투표용지 인쇄시점(28일) 전까지가 2차 마지노선으로 불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단일화 반대론자라는 점에서 자칫 내부 파열음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이번주 금요일(11일)이 되면 단일화라는 말은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금요일이면 우리 당원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알게 될텐데 제 말이 틀린 지 아닌지 보라”고 했다.
한편 안 후보는 여의도에서 열린 초청토론회에서 국민의힘에서 나오는 단일화 논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저는 당선을 목표로 뛰고 있다"며 기존 자강론을 고수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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