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미국 대신 중국·홍콩으로
中주식형펀드 8355억 자금몰이
북미펀드보다 1000억가량 많아
다가오는 양회·실적 기대감 반영
G2 갈등·부동산 이슈 배제 못해
中주식형펀드 8355억 자금몰이
북미펀드보다 1000억가량 많아
다가오는 양회·실적 기대감 반영
G2 갈등·부동산 이슈 배제 못해
7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중국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은 11조6971억원으로 새해 들어 8355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북미 주식형펀드 유입액(7382억원)보다 큰 규모다.
그간 해외주식형펀드 중 북미 주식형펀드가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던 것에 비하면 깜짝 놀랄 만한 결과다. 최근 두 지역의 성과가 역전하면서 서학개미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는 10.96%나 급락한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5.58% 올랐다. 중국 본토시장의 대표 지수인 CSI 300는 연초 이후 7.20% 떨어졌지만 나스닥지수 하락폭에 비해서는 작은 수준이다.
미국 증시의 급등락 장세에도 중국 및 홍콩 증시가 이처럼 선방한 이유로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정책 △산업 규제 완화 분위기 △밸류에이션 매력 등이 꼽힌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지급준비율을 0.5%p 내린 데 이어 올해 1월 기준금리를 20개월 만에 0.05%p 인하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7차례나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의 완화책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산업 규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도 온건해지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11개 부처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플랫폼 경제 규범의 건전·지속 발전에 관한 의견(지침)'에서는 빅테크에 대해 관리감독뿐 아니라 개발 혁신을 장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운영체제(OS), 반도체 칩 등이 해당 분야로 제시됐다.
지난해 전방위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와 헝다 이슈 등 각종 악재로 중국 및 홍콩 증시가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 커졌다. 현재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년 평균(12.8배)을 밑돌며 저평가 상태에 있다.
전문가들은 춘제(설) 연휴 이후 '양회 랠리'와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중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중국 증시는 3월 양회에 대한 기대감이 2월부터 선반영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경환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개최된 지방 양회는 적극적인 경기부양 예고(GDP 성장률 목표 가중평균 6.1%)와 함께 투자 확대 적극성이 나타났다"며 "올해 양회는 목표보다 더 적극적인 정책 발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양회에선 중국이 장기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탄소중립' 관련 정책과 디지털경제 활성화, 소비촉진 정책 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실적 시즌도 기대된다. 중국은 2~4월에 기업들이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이차전지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체들의 호실적 발표가 기대된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미·중 갈등, 코로나19 방역, 부동산 리스크, 상품가격 재상승 등으로 증시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대다수 선진국에 비해 중국은 '알려진 미지수'가 많다"면서 "그럼에도 중국의 성장 스토리와 그 어느 때보다도 저렴한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중국 증시가 올해 얼마나 상승할지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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