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고려대 최은수 교수팀, 국내 최초 '마스크가 얼굴 표정에 미치는 영향' 논문 발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08 11:28

수정 2022.02.08 11:46

국제 공개학술지 'PLoS ONE' 2월 4일자 게재
마스크로 인한 표정 인식 오해 등 밝혀내
"마스크 착용 장기화, 표정읽기 훈련 필요"
국제 공개학술지 'PLoS ONE'에 발표된 '얼굴표정 인식에 안면마스크가 미치는 영향' 논문
국제 공개학술지 'PLoS ONE'에 발표된 '얼굴표정 인식에 안면마스크가 미치는 영향' 논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얼굴 표정 인식에 안면마스크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국제 학술지에 공개했다.

8일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최은수 교수 연구팀은 '얼굴 표정 인식에서 안면마스크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2월 4일자 국제 공개학술지 'PLoS ONE'에 발표했다.

마스크 작용과 관련한 얼굴표정 인식 연구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논문 제목은 '한국인의 정서 인식에 있어서 마스크와 선글라스의 영향'이다.

연구팀은 고려대 심리학부 최 교수를 비롯해 대학원생인 김가람씨가 제1저자로, 성소현씨가 제2저자로 참여했으며, 장기간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은 일상 생활에서 사회 작용의 필수 요소가 됐지만 정서 인식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연구를 시작했다.

이번 연구에서 평균 나이 24.2세의 총 39명이 참여자를 상대로, 마스크를 낀 얼굴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얼굴, 그리고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은 얼굴에 대해 7가지 정서인 행복, 놀라움, 두려움, 슬픔, 혐오, 분노, 놀라움, 중립를 추론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얼굴표정 인식에 안면마스크가 미치는 영향' 논문 고려대 연구팀(왼쪽부터 김가람 제1저자, 최은수 지도교수, 성소현 제2저자)
'얼굴표정 인식에 안면마스크가 미치는 영향' 논문 고려대 연구팀(왼쪽부터 김가람 제1저자, 최은수 지도교수, 성소현 제2저자)
■행복·슬픔 등 표정은 '입', 두려움은 '눈'을 통해 인식
연구 결과 마스크를 착용한 얼굴 표정을 인식할 때 정확도가 가장 낮았고, 그 다음으로 선글라스, 전체 얼굴 조건이 뒤를 이었다.

흥미롭게도 정서를 식별하는 데 있어서 특정 정서 유형은 얼굴의 서로 다른 영역과 연관된 점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행복한, 놀라운, 슬픈, 혐오스러운, 분노하는 얼굴 표정을 추론할 때 가장 중요한 영역은 '입'이었지만 두려워하는 얼굴은 '눈'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얻었다.

이에 따라 마스크로 입이 가려졌을 때 사람들은 슬픈 얼굴 표정과 혐오스러운 얼굴 표정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슬픈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면 타인이 자신의 슬픔을 혐오감으로 잘못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마스크를 낀 혐오스러운 표정이 실제로는 슬픈 얼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인 김가람씨는 "해외의 경우 정서·감정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정서 표현이 힘들기 때문에 이를 오해할 경우 관계에 갈등이 생길 수 있어 연구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얼굴 표정 인식의 기본은'입'
그런가 하면 연구팀은 '입'을 중요시하는 서양인과 '눈'을 중요시하는 동양인 의 차이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서양인과 동양인의 표정 인식 비교를 위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최초로 안면 마스크와 선글라스의 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한국인들도 서양인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낀 얼굴 표정 추론을 가장 힘들어했다.

이는 한국인에게도 얼굴 표정 인식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정보 원천이 '입'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시대에 우리는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됐는데, 마스크에 가려진 입은 특히 다른 부위 (가령, 눈) 보다 정서 표현의 강력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며 " 표정 인식이 '얼마나' 어려워지는 지, 그리고 표정을 '어떻게' 잘못 인식하는 지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2021년 기준으로 몇편이 출판되었을 뿐, 그 중에서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전무했다. 이번 연구는 동양인, 그 중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 '표정 읽기 훈련 필요'
이에 따라 연구팀은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마스크를 착용한 고객의 표정을 읽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연구를 집중했다.

이 가운데는 서비스 직원이 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아이들의 정서 인식도 마스크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 표정 읽기를 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상황적 맥락이나 보디랭귀지, 목소리 등을 사용해 정서를 인식하는 교육이 효과적일 것이다.

최은수 교수는 "얼굴 표정은 의사소통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며 "표정은 개인의 정서 상태를 드러내기 때문에, 상대가 기쁜지, 슬픈지, 혹은 두려워하는 지는 대인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라고 설명했다.

이어 표정읽기 훈련에 대해서는 "마스크로 인해 표정을 오해하게 되는 경우가 생겨나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는 것부터가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직종의 종사자(서비스업, 의료계 등)들은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을 인식하는 것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특정 표정이 어떠한 다른 표정으로 오인지될 수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상대방을 위해 마스크로 가려지지 않은 얼굴 부위를 더 과장해 사용하는 등 의사 소통을 '보강'하는 것의 중요성 또한 인지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