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중경쟁 상황 전략적 이용, 선제 타격 받을 가능성 회피
한국은 고각 타격 시 취약한 중층·상층부 대공 방어 대책 나서야
국제사회, 북한 탄두 폭발 시점 조절 '순항미사일'도 제제해야...
한국은 고각 타격 시 취약한 중층·상층부 대공 방어 대책 나서야
국제사회, 북한 탄두 폭발 시점 조절 '순항미사일'도 제제해야...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 등은 북한전문 온라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자강도 화평군의 회중리 미사일 운용기지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 기지는 6㎢ 면적으로 여의도 면적(2.9㎢)의 두 배 이상이며, 비무장지대 북쪽 383㎞ 지역에 위치해있다. 해당 지역은 중국 국경과 25㎞ 떨어진 곳이다.
보고서는 현재 부대가 배치됐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며 기지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거나, 작전에 투입이 가능한 ICBM 제조 및 훈련 요원의 부족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단기에 ICBM을 배치하지 못할 경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배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SIS 한국석좌 빅터 차는 같은날 MSNBC와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선제타격의 타깃이 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국 국경 인근에 기지를 배치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 같은 북한의 중국 국경에 장거리탄도미사일 부대 배치는 상당한 전략적·군사적 의미를 지니며 북한은 우선 강대국 정치를 전략적으로 적극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미·중경쟁이 제로섬게임 양상인 시점에서 한국과 한·미의 방어 측면에서도 향후 방책마련에 숙제를 던지고 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중국 국경지대는 전쟁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완충지대로서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한국군 혹은 한·미연합군이 선제공격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미연합군의 완충지대 공격 시 "중국이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규정해 중국군 개입의 명분을 줄 수 있다"며 "신냉전 시대 상황을 고려하면 자칫 미국과 중국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빅터 차의 주장과 같이 '한국군 혹은 한·미연합군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 시에도 다른 지대보다 선제타격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또 "군사적으로는 '미사일 운용전술의 다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후방기지로 이동해 감시망 포착을 회피하면서 고각발사하는 식으로 전술적 응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전술적으로도 옵션의 다양화를 노린 것"이라며 "현재 구축하고 있는 하층방어 위주의 대공방어체계로는 한계가 커 취약한 중층과 상층부의 대공 방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6일 VOA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 가운데 지난달 27일 이뤄진 지대지 전술유도탄 발사를 주목하면서 “기체와 재진입체에 상당한 공기역학적 압력과 열부하가 걸린 어려운 탄도 비행 궤도”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이런 방식의 공격은 “탄두 폭발 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핵탄두를 약 0.5km 상공에서 터뜨려야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안보리의 추가 조치를 촉발할 고공 폭발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는 점도 중요한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5일 VOA에 “KN-23형 미사일 시험에서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은 이것이 얼마나 완만한 각도로 비행했는가 하는 것이었다”며 “이런 비행은 기체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그들의 미사일 제조 능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북한이 이 같은 차세대 전술핵을 개발하는 목적은 침공이 임박했을 때 한국과 일본의 미군 병력을 선제 타격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순항미사일에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금지된 다른 종류의 대량살상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만큼 신규 결의에 순항미사일을 추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워싱턴에서는 “북한이 탄저균을 탄두에 장착, 생물학 작용제를 탑재한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의 한국 증파 역량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는 지난해 2월~7월 기간 방사화학실험실과 화력발전소 등 부속 건물이 가동됐으며, 8월 말부터는 5MW급 원자로와 그 주변 건물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배수로 방수가 이뤄지는 등 재가동 정황이 잇따라 포착한 바 있다.
반 센터장은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핵무기 고도화를 위해 전략기지 고도화까지 나선 현 상황을 제대로 분석해 어떻게 상쇄할 것인지 본분을 다해 시급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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