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러 침공땐 유가 120弗 치솟을 듯… 항공·석화·철강 초비상 [우크라이나 전운 고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08 17:47

수정 2022.02.08 17:47

원자재·공급망 대란 경고등
국내 수입원유 5.6%가 러시아산
수입선 물색·先계약 등 대책 부심
러 침공땐 유가 120弗 치솟을 듯… 항공·석화·철강 초비상 [우크라이나 전운 고조]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국가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고 미국이 경제재제에 나설 경우 올 들어 연일 상승하고 있는 유가, 원자재 가격에 기름을 부어 제2의 원자재난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대란이 우려된다.

■러 침공 시 유가 120달러 전망

8일 KOTRA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직접적 피해가 크진 않지만 러시아에 진출한 일부 기업은 바이어로부터 조기 대금회수, 선금거래 및 루블화 하락에 대비해 달러화 보유비중 확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가는 연일 상승세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1.32달러로 집계됐다.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은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92.69달러를 기록했고, 국내 수입비중이 큰 두바이유 가격도 7일 기준 90.91달러로 90달러를 돌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7일 t당 149.40달러를 나타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87.20달러까지 떨어진 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7일 t당 443.79달러로 연초 대비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과 국제유가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국제유가는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배럴당 120달러 정도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석화·철강 등 대책 모색

국내 정유업계는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수입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량 가운데 러시아 원유는 하루 평균 14만7300배럴로 전체의 5.6% 수준이다. 다만 과거에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이란 원유 수입이 막혔지만 다른 곳에서 원유를 수급해오면서 별다른 충격은 없었기에 이번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연료비 지출이 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진 상태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료비는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3% 늘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되면 약 3000만달러의 손익이 발생한다. 항공사들은 저유가일 때 항공유를 미리 구매하는 '항공유 헤지'와 유가 선도계약을 통해 유가 변동의 위험성을 대비하고 있으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석유화학업계도 울상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를 기초원료로 사용하는데 유가 상승으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올랐지만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배럴당 81.4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던 나프타 가격은 7일 현재 배럴당 93.24달러에 이르고 있다.

철강업계는 최근 철광석 및 석탄 가격 상승세에 신경쓰고 있다.
철강업종은 원가 상승이 제품가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1~2분기 정도 걸려 이 기간 손실이 생길 수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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