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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조카의 난' 재점화하나... 박철완, 이번엔 사외이사 주주제안 [주주행동주의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09 17:29

수정 2022.02.09 17:53

지분 8.5% 보유 개인 최대주주
지난해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이번에는 사외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에 나섰다. 지난해 주총 표 대결 패배 이후 절치부심하던 박 전 상무가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오는 3월 예정된 주총을 앞두고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2명의 사외이사 후임을 추천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최근 발송했다. 정진호 사외이사와 정용선 사외이사 임기가 3월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주제안에는 배당 안건도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상무 측은 "주주제안은 일반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으로,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의제를 다룬다"면서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제안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화 주식 8.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철완 가계는 모두 10% 이상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찬구 회장 측은 박 회장이 6.69%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17%, 딸인 박주형 전무가 0.9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고배당과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을 내고 박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금호석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표 대결에서 완패했고 이후 임원에서도 해임됐다.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사상 최대 호실적임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경영을 보다 투명화·합리화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주제안을 발송하게 됐다"면서 "차후에 주주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반주주들에게 공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전 상무가 다시 등기임원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주총에서 지난해와 같은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금호석화가 지난해 주총 이후 배당을 확대하고 박찬구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강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이른바 공격할 명분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지배구조 문제, 신성장동력 확보 등 지난해 주총 표 대결에서 박 전 상무가 주장했던 문제점들에 대해 지난 1년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는 점에서 지난해 표 대결과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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