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합류
호남 등 전통 지지층 결속 포석
부인 김혜경씨도 대국민 사과
내부악재 봉합에 중도층 흡수
호남 등 전통 지지층 결속 포석
부인 김혜경씨도 대국민 사과
내부악재 봉합에 중도층 흡수
민주당은 중도층과 호남 지지가 두터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나서면서 원팀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특히 이 후보 부인 김씨가 이날 수행 논란에 직접 대국민 사과를 통해 적극 진화에 나섰다.
김혜경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 경기도지사 시절 공무원을 사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김씨는 차분한 표정으로 "저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들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90도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언론에 보도된 전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에 대해 "저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 온 사람이다. 오랜 인연이다 보니 때로는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김씨는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 구분을 분명히 했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특히 제보자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면서 수사, 감사를 통해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김씨는 의혹 제보자 A씨에 대해 "배씨가 소개해줘서 첫날 인사하고 마주친 게 전부다. 그 후에는 소통하거나 만난 적 없다"고 했다. 이어 "제가 A씨와 배씨의 관계를 몰랐다고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A씨는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어떤 사실을 사과한 것인지 묻자 김씨는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협조하고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을 흐렸다. 무엇을 사과하는지도 밝히지 않은, '위기 타파용' 사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를 시작으로 선거전 전면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대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게 됐다. 기간은 짧지만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라며 "민주당과 저는 모든 역량과 정성을 모아 국민에 지지를 호소드릴 것"이라고 천명했다.
특히 내부 단속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많다",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드린 일도 적지 않다"며 반성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어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은 고치겠다.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죄드리겠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그동안의 다양한 악재와 내부 갈등 등에 대해 겸허한 자세와 진정성 있는 태도로 막판 선거전에 임함으로써 집토끼(지지층)의 이탈을 막고, 산토끼(중도층) 흡수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당 내부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는 당내·외 중도층 인사들을 만나면서 외연 확장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6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7일 이상돈 전 의원, 8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해외에 있는 합리적 보수 인사와도 만남을 추진 중이다.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총리와도 조만간 회동할 예정이다. 우상호 본부장에 따르면 이낙연, 정세균 전 총리는 별도 유세단을 선거 운동을 하고 지역 공약도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소위 'N번방'에서 이뤄진 디지털 성범죄를 추적 보도한 박지현씨를 만나 "디지털 성범죄를 보편적 인권 침해라는 관점에서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N번방 사건을 보도한 '불꽃'의 박지현씨는 현재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후보는 디지털 성점죄를 남녀 갈등이 아닌 인권 침해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성별 갈등에서 벗어나 보편적 인권 보호라는 차원에서 디지털 성범죄를 인식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통계적으로 보면 디지털 성범죄에 남성 피해자도 많다.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신고 또는 피해를 호소한 피해자 약 30%가 남성"이라며 "남녀 갈등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인간의 내면까지 피해를 끼치는 디지털 성범죄는 보편적 인권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 19주기를 맞아 안전을 강조한 행보로, '생명을 지키는 대통령'을 선언한 것이다.
이 후보는 SNS를 통해 광주 아파트 붕괴현장 관련 메시지도 냈다. 그는 "어젯밤 광주 붕괴현장 마지막 실종자를 수습했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계셨던 유가족과 주변 상인, 입주예정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 안전은 확실히 보장하는 국가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생명, 안전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중도층 표심 잡기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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