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이건희 컬렉션과 지구촌 다양한 유물들 모이는 국립중앙박물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0 00:04

수정 2022.02.10 00:04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기증품부터 전 세계 다양한 문명의 유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박물관 서비스도 확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9일 '2022년도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올 한해 예정된 전시와 박물관의 운영 방침을 밝혔다.

민병찬 관장은 취임 후 '사람을 다시 보다, 세상을 연결하다, 내일을 준비하다'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민 관장은 특히 박물관이 서로 소통하며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밝혀왔다.


민 관장은 이날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속이 붙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사회의 전반적인 환경 변화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이라며 "결국 박물관은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면서도 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재의 본질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핵심 사업으로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체계적 관리와 공개 △박물관에서 만나는 세계문화 △인공지능 기술 적용 스마트 박물관 서비스 확대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 확대 △장애인 관람객 콘텐츠 접근성 향상 등을 꼽고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컬렉션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민에게 공개
이건희기증전 '정선 인왕제색도' (1751)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기증전 '정선 인왕제색도' (1751)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지난해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 이건희 회장의 대규모 기증은 1945년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수량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기증품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으로 기증품 활용의 토대를 구축하고 다양한 방식의 특별전을 기획해 사회적 의미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소장품이어서 국보·보물 등의 지정문화재를 제외하고는 공개가 어려웠던 유물의 역사적 가치를 파악해 국민에게 신속하게 공개하기 위한 조사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기증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신속하게 공개하기 위해 유물 등록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건희 기증품 식별할 수 있는 고유 등록 코드를 부여하여 유물의 기본정보를 작성하고 2만 1000여 점의 사진을 다시 촬영한다. 언제 어디서든 해당 기증품들을 열람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23년부터 e뮤지엄 등 온라인을 통해 전체를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본격적인 기증품 조사연구의 첫 단계로 올해 말까지 8권의 분야별 목록집을 발간하고 점차 장르를 확대해 2025년까지 20여 권을 발간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증 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을 오는 4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4개월 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다양한 기증품 중 엄선한 300여 점을 전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며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받은 5개의 공립미술관에서 12점을 출품한다. 10월에는 광주박물관의 브랜드인 도자기류를 중심으로 대표작을 공개하는 국립광주박물관 순회전을 시작하고 2023년에는 대구, 청주 등 권역별 소속박물관에서도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소속관의 자원을 반영한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물관에서 만나는 지구촌 문명
아즈텍 문명전 '석조 독수리 머리'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아즈텍 문명전 '석조 독수리 머리'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올 한 해, 세계 문화와 만날 수 있도록 외부와 연결하는 창의 역할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먼저 오는 5월 '아즈텍 문명전'을 개최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멕시코 아즈텍 문명을 소개하는 전시로 문화, 예술, 정치, 경제, 의례 등 다양한 측면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10월에는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비엔나 명화전, 합스부르크 왕가의 보물'전을 개최한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실로 오랫동안 유럽을 대표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할과 영향력을 중심으로 오스트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본다. 전시품은 16~20세기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르네상스, 바로크 시기 회화, 공예품 외에도 고종 황제가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조선의 투구와 갑옷이 포함되어 있어 이목을 끌 전망이다.

'비엔나 명화전, 합스부르크 왕가의 보물'전에서 선보일 예정인 루벤스의 '필레몬과바우키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비엔나 명화전, 합스부르크 왕가의 보물'전에서 선보일 예정인 루벤스의 '필레몬과바우키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오는 7월에는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에서 그동안 많은 관심을 끌었던 이집트실을 메소포타미아실로 새롭게 꾸밀 예정이다. 이집트실 후속으로 자주 비교되는 메소포타미아문명을 주제별로 구성하여 소개하며, '타일 사자상 부조', '쐐기문자 토판문서' 등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 67건을 선보인다.

한편 외국 박물관에서 우리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국외전시도 진행된다. 미국 프리어 앤드 새클러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고대 건축 문화의 특징을 조명하는 '한국의 치미' 특별전을 5월부터 10월까지 개최하고 남미의 콜롬비아 황금박물관에서 한국 도자의 역사적 흐름과 각 시대를 대표하는 도자의 특징과 미적 가치를 조명하는 '한국 도자 특별전: 전통의 울림'전을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진행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올 해 핵심 사업들은 박물관이 가진 본질과 가치를 다함께 공유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러한 계획이 순조롭게 성과를 이루어 누구나 찾고 즐길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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