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장 마감 이후 월트디즈니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회계연도 1·4분기(2021년 10~12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4.3% 증가한 21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의 예상치 209억1000만달러를 상회하는 기록이다. 주당 순이익도 1.06달러로 예상치(63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눈에 띄는 건 디즈니플러스 총 구독자수다. 지난 연말 기준 디즈니플러스 총 구독자수는 1억298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 1억1810만명보다 10% 증가했으며 예상치 1억2575만명을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사용자당 평균 매출(ARPU)도 월 6.68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 이상 올랐다.
이는 최근 기대에 못미치는 신규 가입자 예상치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한 글로벌 OTT 시장 1위 업체 넷플릭스와 대조적이다.
디즈니가 신규 가입자를 이끈 비결은 차별화된 콘텐츠다. 영화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피터 잭슨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비틀스: 겟 백'은 지난해 12월 22일 공개 이후 사흘 만에 20만9000명의 가입자를 새로 끌어들였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역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도 드라마 '오비완 케노비' 등 ‘스타워즈’ 시리즈 2편, 마블 시리즈 2편, 배우 톰 행크스 출연의 '피노키오' 실사판,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 등 기대작들이 출격을 준비중이다. 디즈니는 올해 콘텐츠 투자비로 전년 대비 32% 늘어난 330억달러를 집행할 예정이다.
밥 차펙 디즈니 최고경영자는 "2024년까지 디즈니플러스 전체 가입자 수가 2억3000만~2억6000만 명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테마파크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띤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4·4분기 디즈니파크 부문 매출액은 7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두 배 늘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사업 진출 △스포츠 스트리밍 포트폴리오 확장 △리오프닝 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봤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마파크 사업 부문은 시장 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면서 ‘미운오리새끼’에서 꾸준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으로 회복될 수 있다"며 "영화, 크루즈, 호텔 사업 등도 리오프닝 시 본격적인 수익 확대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 서학개미(해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 주식은 총 4억4665만달러 규모로 해외주식 보관규모 17위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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