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오스만 제국에서 펼쳐진 음식의 향연 속에 깃든 나눔의 미풍, 비위생적이고 무질서했던 중세의 식사 문화를 바꿔놓은 식탁보의 출현, 사교계와 상류층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단속령과 여자들의 청원문이 나붙은 초기 커피하우스, 빅토리아 시대 외식 문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클럽의 등장, 식민주의 체제에서 탄생한 봄베이의 레스토랑 등 음식 문화는 복잡하고 다변화되어갔다.
책 '외식의 역사'(소소의책)는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하는 외식의 다면성을 짚어보고, 그러한 흐름을 주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영국 대표 음식 작가 윌리엄 시트웰은 이 책에서 외식이란 주제를 기록과 사례, 소설적 감성을 바탕으로 다룬다. 저자는 2000년에 이르는 외식의 역사에서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킨 사회문화적 사건들을 파헤치고 그 연결고리를 다채롭게 분석해낸다.
이 책은 고대 도시 폼페이의 유물과 유골에서 당대인들의 식생활과 정신세계를, 옛 이슬람 세계를 여행한 이븐 바투타의 기록에서 접대 문화와 풍습을 엿보고 피로 얼룩진 프랑스 혁명 기간에 어떻게 고급 레스토랑 문화가 자리 잡게 됐는지를 이야기한다.
산업혁명 시대의 형편없는 서비스와 음식,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칙칙하고 암울하고 음산했던 영국의 외식 풍경을 그리면서 던의 르가브로슈를 필두로 레스토랑 혁명이 일어나고 다음 세대의 요리사들이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이 펼쳐진다.
이 책은 최근에 유행하는 음식 문화의 패턴과 그 핵심을 끄집어내면서 외식의 미래도 가늠한다. 요리사가 손님들을 다중 감각의 여행으로 안내하는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분자 요리, 완전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실험실의 음식,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최신 레스토랑을 추동하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의 영향력 등 대내외적 흐름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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