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맛보기 귀했던 고급어종인 넙치는 1980년대 국립수산과학원(당시 국립수산진흥원)에서 넙치 종자생산에 성공해 상업양식이 빠르게 성장했다. 1987년 20t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2009년에 5만4000여t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양식넙치 생산은 2010년부터 대일수출 감소, 수입수산물 증가의 여파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양식어가들이 물량을 줄이면서 발생한 수급차질로 가격마저도 지속적으로 상승, 관련업계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넙치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체질개선 요구가 거세지면서 해양수산부는 넙치 가격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맞는 넙치산업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넙치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수립했다.
우선 넙치물가 안정을 위해 생산물량, 산지·도매 가격, 소비성향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실시하고 민간에 정보를 제공해 어업인들이 통합된 정보로 물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더불어 공동수급조절자금 조성을 지원해 가격급락 시 자율적 수급조절을 유도할 예정이다.
다음으로는 간편식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품 개발로 수요 다변화에 대응한다. 수도권에 넙치 선어회가공 자동화시설을 건립하고 넙치 선어회, 간편식 넙치 밀키트 등 생선 손질이 필요 없는 상품을 개발해 편의점, 24시간 무인마켓, 온라인 마켓 등을 통한 판매를 지원한다. 또한 단순 횟감이나 초밥 등에 한정된 조리법에서 탈피해 샐러드, 세비체(남미식 활어회무침), 회덮밥 등 넙치를 즐기는 미식가들의 저변 확대를 위한 상품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해외 수출을 위해 지속가능한 양식어종에 부여하는 ASC인증(친환경 수산물에 대한 국제인증) 취득도 지원, 국산넙치의 글로벌 위상도 높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양식산업 분야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하고,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첨단 양식업으로 개편해 경영비 절감을 도모한다. 우수 종자를 개발·보급하고 백신개발, 해수관리 등을 통한 질병예방에 힘쓰는 한편 양식어류와 사육환경에 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자료화하고 중소 양식어가 등에 보급해 양식장 관리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
비온 뒤에 땅은 더 굳어지듯이 해양수산부는 넙치업계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양식넙치의 안정적 수급관리로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나아가 국내외 넙치 시장규모 확대 및 넙치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우리나라 양식업이 미래 식량산업의 주축이 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엄기두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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