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조용철의 놀면 뭐먹니?]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울진대게, 지금이 제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9 09:00

수정 2022.02.19 09:00

붉은대게와 울진대게(위) /사진=조용철 기자
붉은대게와 울진대게(위) /사진=조용철 기자

조용철의 놀면 뭐먹니?
조용철의 놀면 뭐먹니?

[파이낸셜뉴스]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는 대게는 찬바람이 불어야 속이 찬다.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제철이다. 하지만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게는 2월부터 맛볼 수 있다.

대게 생산량 1위인 울진은 대게 원조마을로 통한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는 고려시대부터 대게가 울진의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고 전해진다.
조선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1539~1609)도 이곳으로 귀양 왔다가 대게가 많다고 해서 '해포(蟹浦)'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한다.

대게는 단지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몸통에서 뻗어 나온 8개의 다리 마디가 마른 대나무를 닮아 대게로 불린다. 대게 중에서도 최상품은 박달대게다. 속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게 차고 맛과 향이 뛰어난 박달대게는 배 한 척이 하루에 2∼3마리 정도만 낚을 정도로 귀하다. 경매가도 한 마리에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대게의 고향은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23㎞ 떨어진 왕돌초 일대다. 왕돌초는 맞잠, 중간잠, 셋잠 등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수중암초지대로 넓이가 동서 21㎞, 남북 54㎞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이다. 수중 경관이 아름답고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126종의 해양생물이 분포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졌다.

울진대게 /사진=조용철 기자
울진대게 /사진=조용철 기자

대게철을 맞은 후포항에는 매일 아침 큼직한 대게들이 어판장 바닥에 깔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얀 배를 위로 향하게 해 대게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대게를 크기에 따라 분류해 놓으면 순식간에 중매인과 구경꾼들이 경매사를 둘러싼다.

경매사는 중매인들이 내미는 나무판에 적힌 입찰가격을 보고 최고 낙찰가를 알린다. 경매가 끝난 대게는 손수레에 실려 가고 대기했던 대게들이 다시 어판장 바닥에 깔리기를 반복한다.

대게는 껍질만 빼고 모두 먹을 수 있다. 찜통에 10~15분 정도 쪄낸 대게 다리를 부러뜨려 당기면 하얀 속살이 나온다. 게 뚜껑을 열어 뜨끈뜨끈한 밥과 비벼먹는 게장도 별미 중의 별미로 꼽힌다.

대게 이웃사촌으로 흔히 홍게라고 알려진 붉은대게는 생김새가 대게와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강하다.
붉은대게는 몸 전체가 짙은 주홍색이다. 심해에서 잡히는 붉은대게는 껍질이 단단하고 짠맛이 강해 대게에 비해 값이 싼 편이다.
붉은대게는 늦가을부터 겨울을 거쳐 이듬해 봄까지도 입맛을 살려주는 별미로 대접받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