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단일화 강한 거부감 속
다자구도 우세·安 지지율 격차에
"판세 좀 더 지켜보자" 자신만만
이번주 사실상 성사 여부 갈림길
다자구도 우세·安 지지율 격차에
"판세 좀 더 지켜보자" 자신만만
이번주 사실상 성사 여부 갈림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야권 후보단일화를 전격 제안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측의 여론조사 방식 수용 불가입장이 지속되면서 이번 주가 사실상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가능성을 가늠할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환영 입장과 별개로 여론조사 방식에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서면서다.
안 후보 측은 2~3일내로 결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윤 후보 측은 아직 판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 구도를 이어갈 경우 윤 후보 측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윤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탈 경우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아닌 흡수를 하겠다는 의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安측 압박에도 尹 '느긋'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오른쪽)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시한에 대해 "아무리 길어도 2~3일 안에 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면서 "국민의힘 자기들 방식에 대해 2~3일 안에 판단을 못한다면 의사가 없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진중하게 기다리겠다는 입장임을 강조한 이 본부장은 "이것은 상식적으로 오래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할 거냐 말 거냐의 문제"라고 말하면서 윤 후보가 결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거듭 선을 긋고 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왼쪽)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단일화 방식에 있어선 안 후보의 제안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 첫째도 정권교체, 둘째도 정권교체가 시대적 사명이자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의 진심을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이룰 가장 확실하고 바른 길이 무엇인지 헤아려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권 본부장은 회의 뒤 기자들에게 여론조사 단일화와 관련,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고 거듭 일축했다. 안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당시 적용한 여론조사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것을 주장한 것에도 권 본부장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선거의 종류도 다르고 지금 후보들의 상황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 또한 전날 안 후보의 이같은 제안을 들은 뒤 측근들에게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져, 여론조사 단일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 후보와 캠프의 이같은 반응은 지지율에서도 기인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가 4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0.4%를 기록했다. 안철수 후보는 7.8%,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5%였다.
해당 조사는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안일한 尹측, 방심 경계령 목소리↑
다자구도에서 박빙우세를 이어가고 있고, 안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윤 후보 측에선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당장 급한 이슈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윤 후보 측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안 후보의 제안을 완전 거절하는 모양새는 취하진 않았으나, 지지율 측면에서 당장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와 단일화를 서둘러 할 추진할 경우, 향후 지방선거 공천권을 비롯해 차기정부 입각과 자리 배분 과정에서 지분이 뺏긴다는 점에서 일명 윤핵관(윤 후보 핵심관계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안 후보가 중도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려 한다면 선거비용 보전 문제부터 현실적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룬 같은 세력이 돼 공동정부 운영의 파트너십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윤 후보 측에서 간절하지 않다. 오히려 이재명 후보가 안 후보와 단일화가 간절해보인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윤 후보는 절박하지 않고, 안 후보에겐 절박한 시점이 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윤 후보 측 일각에선 박빙우세를 점치면서도 벌써부터 인수위 명단을 짜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캠프내 분위기가 안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안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계기로 내부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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